[기자수첩] 두 달째 쉼 없이 뛰는 김세훈…4년 뒤 화천이 답한다

김세훈 강원 화천군수사진박종석 기자
김세훈 강원 화천군수[사진=박종석 기자]

 
김세훈 화천군수가 취임한 지 두 달 가까이 됐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의 움직임은 빠르다. 회의와 행사, 중앙부처 방문, 사업현장 점검은 물론 일정 사이 주민들과의 만남도 이어지고 있다.
 
김 군수의 SNS ‘군정일기’에는 하루 일정이 빼곡하다. 공개된 일정이 전부는 아니라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주민이나 단체가 만남을 요청하면 가능한 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으려 한다고 한다.
 
취임 두 달.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르지만 군정 곳곳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김 군수가 취임부터 강조한 것은 ‘소득’이다. 농어촌 기본소득을 비롯해 관광객의 소비를 지역경제로 연결하고 농업·관광·산림자원을 주민소득으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이 추진되고 있다.
 
관광객의 여행비용 일부를 지역화폐로 돌려주는 ‘반값여행’이 9월 시행을 앞두고 있고, 국립자연휴양림 유치와 수목원·화목원 등 산림관광 사업도 추진 중이다. 교육·복지와 스포츠 분야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정책 발표와 사업 추진만으로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군민이 피부로 느끼는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지난 2026 화천토마토축제 현장에서 만난 지역 단체장과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 군수의 취임 이후 행보를 두고 “화천의 미래 발전을 위해 많은 것을 실제로 해보려는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축제 준비 과정에서도 김 군수는 방문객 안전과 편의, 행사장 운영의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며 철저한 준비를 주문했고, 담당 공무원들도 현장을 거듭 점검하며 긴장감을 유지했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김 군수의 적극적이고 세심한 행정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만큼 경계할 부분도 있다. 추진력과 세심함이 행정조직의 지나친 부담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지역에서는 “너무 많은 일을 한꺼번에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결국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목소리도 있다.
 
기자가 현장에서 지켜본 김 군수의 모습에서도 한 가지 걱정은 든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일정 때문인지 때로 얼굴에서 피곤함이 묻어나고 목소리에서도 지친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군수의 건강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4년간 화천군정을 책임질 리더라는 점에서 건강과 체력 역시 중요한 군정 운영의 조건이다. 하루 더 뛰는 것보다 임기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고 뛰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군수는 공직에 있을 때부터 고향 화천에서 해보고 싶은 일이 많았다고 주변에 이야기해왔다. 당시에는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이제는 방향을 결정하고 결과까지 책임지는 군수가 됐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 만큼 책임도 무거워졌다.
 
문제는 속도보다 방향과 결과다. 많이 움직이는 것만으로 좋은 군정을 담보할 수는 없다. 단체장의 추진력이 강할수록 행정조직의 충분한 검토와 내부의 다른 의견, 현장의 반대 목소리까지 제대로 전달되는지 살펴야 한다.
 
주민을 많이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다. 몇 명을 만났느냐보다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가 정책에 얼마나 반영됐는지가 중요하다. 현장행정은 방문 횟수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화천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 접경지역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겹쳐 있다. 관광과 농업, 일자리와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군부대 여건 변화와 각종 규제에도 대응해야 한다. 군수 혼자 뛰어서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다. 공직사회와 군의회, 주민사회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옛말에 ‘행백리자반구십(行百里者半九十)’이라고 했다. 백 리를 가는 사람에게 구십 리가 절반이라는 뜻이다. 《전국책》에서 유래한 말로, 일을 이루려면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는 경계가 담겨 있다.
 
취임 두 달은 백 리 길의 출발에 불과하다.
 
지금 나타나는 변화의 조짐과 군민의 기대가 실제 성과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정책이 사업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가 주민소득과 일자리, 지역경제와 군민의 삶의 변화로 나타나야 지금의 강행군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필요한 것은 속도만이 아니다. 방향과 지속성이다. 때로는 속도를 조절해 추진한 일을 점검하고 무엇보다 4년을 책임질 체력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김세훈 군수는 화천이라는 배의 방향키를 잡았다. 빠르게 노를 젓는 것만으로 목적지에 도착할 수는 없다. 방향이 정확해야 하고 함께 탄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 군수에게 주어진 권한은 군민이 4년 동안 맡긴 권한이며 그 결과까지 책임져야 하는 힘이다.
 
행백리자반구십.
 
김세훈 군수의 4년은 이제 막 출발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달리느냐가 아니다.

4년 뒤 그가 방향키를 내려놓을 때 화천은 지금보다 어디까지 나아가 있을 것인가. 그 답은 군수가 말하는 것도, 주변 사람들이 대신 내려주는 것도 아니다.

결국 군민의 삶이 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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