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글로벌전략가(GSO)가 기업의 주주환원 확대 요구와 관련해 배당보다 자본축적을 통한 기업 성장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익을 배당하기보다 투자에 활용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디지털엑스 임직원 초청 행사에서 “삼성전자가 주주환원을 못 해서 주가가 내려간다? 그런 허접한 얘기가 어딨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주주환원 해 봤자 5~7% 하는 것인데, 그럼 미국 국채 사는 게 낫다”며 “배당을 많이 했으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생겨났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배당을 안 해야 회사가 좋아지는 것이다. 자본축적으로 과감히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만을 주주가치 제고로 볼 것이 아니라,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와 자본축적 역시 중요하다는 의미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기업의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정부가 밸류업 정책 등을 통해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유도하고 있지만, 박 회장은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투자 재원을 축적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미국의 대한국 관세 가능성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박 회장은 “저는 미국이 한국에 관세를 세게 못 할 거로 본다. 너무 피해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반도체 없이는 엔비디아가 안 돌아간다. 미국 빅테크가 안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한국에 50% 관세를 매긴다고? 천만의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미국 빅테크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미국이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부동산과 가상자산 투자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박 회장은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모두를 위해서 끝나야 한다”며 “그래야 젊은 세대가 복지를 느끼면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세제 정책에 대해서는 “장난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지금 주택 문제도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가상자산 투자에 대해서는 “비트코인에 투자해 돈 번 사람이 거의 없다. 거의 패가망신 수준”이라며 “거기다 대출까지 받아 가면서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식도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모든 자산은 그런 방식으로 거래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미래에셋그룹이 최근 경영권을 확보한 디지털엑스의 새로운 출발을 환영하고 그룹의 중장기 비전인 ‘미래에셋 3.0’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 회장을 비롯해 오세진 디지털엑스 대표와 전 임직원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행사에서 디지털엑스를 ‘미래에셋 3.0’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크립토와 스테이블코인, 실물연계자산(RWA), 토큰증권(STO)을 4개 축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금·은·전기 등 다양한 실물자산의 디지털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디지털엑스 임직원들에게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갖고 새로운 변화를 앞서 준비해야 한다”며 “정해진 틀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 창의적인 인재가 돼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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