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실종된 지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장미란(37)씨의 사인에 대해 경찰이 ‘목맴사’로 언급한 것과 관련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단순 자살로 사건을 종결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는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살에 있어 실수로 우연히 목숨을 끊는 일은 없다”며 “자살은 고의적이며 계획적인 행위로, 일반적인 자살자는 분명한 동기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살 전 지속적으로 떠올리는 자살사고는 대부분 스크립트로 구성된다. 자살에 용이한 장소 방법 도구 등 전형적인 특징들을 지닌다”고 부연했다.
이어 “과연 젊은 이십대 여성이 자살 장소로 야자수 숲을, 자살도구로 운동화 끈을… 그것도 앉아서 사망에 이를 생각을 실수로라도 했을까”라며 “망인에 대한 모욕이 될 수도 있는 상상은 지양하자”고 밝혔다. 그러면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사건 번호를 부여해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장 씨는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쯤 제주시 한림읍에서 장기 투숙하던 숙소를 나선 뒤 실종됐다. 이날 장 씨의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는 숙소를 나선 지 약 2시가 30분 뒤 한림항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됐고, 이후 통화 등 사용 기록은 없었다가 5월 16일 오전 9시 44분쯤 휴대전화가 꺼졌다.
제주서부경찰서 부 모(34) 경장이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사이 장 씨는 지난 24일 오전 10시 46분쯤 제주시 한립음 소재 야자수 숲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CCTV에 찍힌 마지막 모습과 옷차림이 동일했으며 그의 바지 주머니엔 휴대전화와 전자담배가 들어있었다. 장 씨가 차고 있던 금팔찌와 반지, 슬리퍼 등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경찰은 현장 감식 결과 야자나무 상단에 삐져나온 줄기에서 장 씨 소유 끈이 발견됐으며 장 씨 발견 당시 시신 자세와 위치, 부검의 구두 소견 등으로 미뤄보아 범죄 피해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다만 국과수가 내놓은 장 씨에 대한 부검 결과서를 보면 머리뼈, 목뼈, 몸통 등에서 골절이 발견되지 않는 등 특이 골절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남아 있던 목뿔뼈 부분에서 골절이 발견됐다.
국과수 측은 목뿔뼈 골절에 대해 “고도 부패 및 부분 백골화로 외상, 질식 등을 논하기 어려우며, 사후 부패 과정에서 동반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유족은 타살의 혐의점이 없다는 경찰의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유족 측은 SBS를 통해 “경찰로부터 (장 씨가) 야자수에 끈을 걸고 앉은 상태에서 목을 맨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장 씨가 발견됐을 당시 자세에 대해서도 “몸통을 보면 가지가 뿌리 깊은 가지처럼 단단한 부분들이 박혀 있다”며 “거기에 (끈을) 걸어서 앉아서 했다고 말씀하시는데 솔직히 끝까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으나 다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 포렌식 및 DNA 감정 등 추가 수사를 통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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