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카르텔' 유령업체로 230억원 공사 수주…국세청, 700억원 탈루 혐의 조사

  • 10개 업체가 유령회사 41개 동원…6500여회 입찰 참여

  • 5년간 사업장 16차례 이전…사주 일가 자금출처까지 추적

경상북도를 중심으로 충남 충북 및 전북까지 사업장을 옮겨가며 유령업체를 동원해 부정입찰한 산림사업법인 사례 개요자료국세청
경상북도를 중심으로 충남, 충북 및 전북까지 사업장을 옮겨가며 유령업체를 동원해 부정입찰한 산림사업법인 사례 개요[자료=국세청]

국세청이 유령업체를 동원해 산불피해 복구공사를 따내고 소득을 축소한 혐의를 받는 산림사업 업체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 업체들이 낙찰받은 복구공사는 약 230억원으로, 전체 탈루 혐의금액은 약 700억원에 달한다. 

국세청은 거짓 세금계산서 거래와 가공원가 계상 등 탈루 혐의가 포착된 산림사업 업체 10곳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이 동원한 유령업체는 41개다.

국세청은 지난 5월부터 산불피해 복구사업 관련 업체에 대한 검증을 진행했다. 최근 6년간 조달청 입찰자료에서 대표자와 전화번호 등 사업자 정보를 토대로 5331개 업체를 추렸고, 이 가운데 낙찰금액 합계가 10억원 이상인 138개 업체의 거래내역을 분석해 조사 대상을 선정했다.

조사 대상 업체들은 유령업체를 내세워 조사 대상 기간 중 산불피해 복구사업 입찰에 6500여회 참여했다. 이 가운데 260여회에 걸쳐 약 230억원 규모의 공사를 낙찰받았다.

지역 중소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지역제한 입찰규정을 피하려고 사업장을 수시로 옮기는 이른바 '메뚜기 입찰' 행태도 확인됐다. 한 업체는 5년간 사업장을 16차례 이전했다.

주요 탈루 수법은 유령업체 간 허위 거래를 통한 실적 부풀리기와 소득 분산이다. 입찰에 필요한 사업실적 기준을 맞추기 위해 실제 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를 주고받거나, 낙찰받은 유령업체와 실제 용역을 제공한 사업자를 달리해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방식이다.

산림사업에 필요한 기술자를 실제 채용하지 않고 자격증만 빌린 뒤 대여료를 급여로 처리한 혐의도 포착됐다. 실제 지출하지 않은 비용을 '잡비'나 '기타 비용'으로 올리고 일용근로소득 지급명세서를 임의로 작성해 소득을 줄인 사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경북을 중심으로 충남·충북·전북까지 사업장을 옮긴 A업체 조직은 6개 업체를 동원해 복구공사 입찰에 약 300회 참여하고 약 20회 낙찰받았다. 국세청은 이 조직이 실제 근무하지 않은 사주의 배우자 등 명의상 대표자에게 급여 명목으로 법인자금 약 10억원을 유출한 혐의를 조사 중이다.

A업체 조직은 산림기술자에게 자격증 대여료 수억원을 급여 형태로 지급하고, 일용근로자의 근무지와 근로기간을 중복 기재하는 등의 방법으로 약 10억원의 가공원가를 계상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강원 지역에서 6개 업체를 동원한 B업체 조직은 입찰 실적 요건 등을 맞추기 위해 약 20억원의 거짓 세금계산서를 주고받고, 약 30억원의 가공원가를 계상한 혐의가 포착됐다.

B업체 사주는 법인카드로 명품시계를 구입하는 등 수억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가 포착됐다. 또 배우자가 별다른 소득 없이 약 20억원의 부동산을 취득해 국세청이 자금출처를 확인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계좌조회 등을 통해 거래내역과 법인자금 유출 경로를 조사하고, 부당이익으로 재산을 형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주 일가의 자금출처까지 살펴볼 방침이다. 거짓 세금계산서 거래 등이 조세범 처벌법상 요건에 해당하면 처벌로 이어지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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