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아동학대 신고 6만3천 건 '역대급'…의식 개선 속 영유아 사망은 늘어

  • '2025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신고 전년비 25.7% 급증, 판단율은 41%로 하락

  • 학대 행위자 85.3%는 '부모'·가정 내 발생 여전…재학대 비율은 15.2%로 감소

  • 학대로 목숨 잃은 아동 38명…절반 가까운 47.4%가 1세 미만 갓난아기

보건복지부 사진아주경제DB
보건복지부. [사진=아주경제DB]
지난해 접수된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6만 3000건을 넘어서며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과거에는 가정 내 '단순 훈육'으로 치부하고 넘겼던 경미한 체벌이나 방임에 대해서도 이웃과 사회의 문제의식이 높아지며 적극적인 신고로 이어진 결과다.
 
반면 학대 행위자의 대다수는 여전히 친부모였고, 학대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아동은 전년보다 늘어났으며 이 중 절반 가까이가 스스로를 지킬 힘이 전혀 없는 1세 미만 영아에 집중돼 정부 대책의 고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2025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아동학대 관련 주요 통계를 정리한 '2025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를 발간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했다고 4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아동학대 신고접수는 총 6만 3166건으로, 2024년(5만 242건)보다 1만 2924건(25.7%) 급증했다. 같은 기간 아동학대로 최종 판단된 사례는 2만 3648건으로 전년 대비 3.4%(844건) 감소했으며, 신고 대비 학대 판단율은 41.0%로 전년보다 11.0%포인트(p) 하락했다.
 
“경미한 훈육도 의심” 문턱 낮아진 신고…학대 판단율은 하락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접수가 6만 건을 돌파한 것은 16개월 입양아 사망사건 등으로 사회적 공분이 극에 달했던 2021년(5만 3932건)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일시적으로 조정을 겪었던 2022년(4만 6103건) 이후 3년 연속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신고가 대폭 늘었음에도 실제 아동학대로 최종 판정된 비율(학대 판단율)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아동학대 판단 건수는 2만 3648건으로 최종 판단율은 41.0%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그간 정부의 지속적인 예방 홍보와 국민 인식 개선 노력 덕분에 과거에는 훈육으로 여기고 묵인했던 경미한 정황에 대해서도 주변 이웃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이뤄진 결과"라며 "현장 전담 공무원과 경찰의 조사 과정에서 최종 학대로 분류되지 않은 사례가 늘면서 판단율이 자연스럽게 하향 안정화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반 시민 등 비신고의무자의 신고 비중은 2021년 55.1%에서 2025년 83.9%까지 상승했다.
 
학대 가해자 85%는 ‘부모’…가정 내 은밀한 폭력 여전
​​​​​​​신고 의식은 성숙해졌지만, 정작 학대가 일어나는 장소와 가해자의 고리는 여전히 견고했다. 학대 행위자 유형을 살펴보면 부모가 2만 172건으로 전체의 85.3%를 차지해 압도적이었다. 부모 비중은 2024년(84.1%)보다 오히려 1.2%p 늘어났다. 이어 대리양육자(6.4%), 타인(4.8%), 친인척(2.4%) 순이었다.
 
발생 장소 역시 피해 아동의 거주지 등 '가정 내'에서 발생한 사례가 1만 9752건으로 전체의 83.5%에 달해, 가정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은밀하게 자행되는 학대의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피해 아동을 학대 행위자로부터 분리 보호한 사례는 즉각분리(일시보호) 1343건을 포함해 총 2043건(8.6%)으로 집계됐다.
 
한편 최근 5년간 학대 판정을 받은 적이 있는 가정에서 다시 학대가 발생한 '재학대' 사례는 3584건(15.2%)으로 나타났다. 재학대 비율은 2022년 16.0%에서 2023년 15.7%, 2024년 15.9%, 2025년 15.2%로 완만한 감소세를 이어갔다.
 
복지부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사례관리 강화와 전문 인력이 직접 가정을 찾는 '방문 똑똑! 마음 톡톡!' 등 방문형 가정회복 사업의 정착이 재발 억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했다.
 
자료보건복지부
[자료=보건복지부]
사망 아동 38명 중 18명이 ‘돌 미만 갓난아기’…위기 감지망 더 조인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학대로 숨진 아이들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2025년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38명으로 전년(30명) 대비 8명 증가했다.
 
특히 사망 아동 중 말도 못 하고 저항할 힘도 없는 '1세 미만' 영아가 18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47.4%를 차지했다. 6세 이하 취학 전 영유아까지 범위를 넓히면 총 21명(55.3%)으로 치솟아, 영유아기 위기 아동에 대한 조기 발견 체계가 여전히 절실함을 방증했다.
 
김현숙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연차보고서 발간을 계기로 그간의 아동학대 예방과 대응 정책의 성과와 추진 상황을 확인해 보완할 부분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필요한 대책을 마련해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며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견하고 중대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주요 위기지표를 활용한 아동의 소재·아전 확인, 방문형 가정회복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9월 이후 아동학대의심사망사건의 심층분석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운영해 사망사건을 면밀히 분석하고 유사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