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주요 반도체업체들의 실적을 분석·보도한 바에 따르면 CXMT의 4∼6월 영업이익률은 82%로 주요 메모리 업체 가운데 가장 높았다. SK하이닉스의 76%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70%를 모두 웃돌았다.
CXMT는 D램을 생산하는 중국 최대 메모리 업체로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텐센트 등 중국 대형 기술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4∼6월 영업이익은 약 1조9000억엔(약 16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약 2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1년 만에 큰 폭으로 개선됐다.
매출은 약 약 2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배 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일본 키오시아홀딩스, 미국 샌디스크 등과 비교해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CXMT의 수익성이 크게 높아진 데는 범용 D램인 DDR5 가격 급등이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을 우선하면서 PC와 게임기 등에 사용되는 범용 D램 공급이 줄었고, 이에 DDR5 가격이 크게 올랐다.
주력 제품의 차이도 실적에 영향을 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HBM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CXMT는 데이터센터와 PC, 게임기 등에 쓰이는 DDR5 등 범용 D램 비중이 높다.
HBM과 DDR5의 계약 방식도 다르다. HBM은 일반적으로 하이퍼스케일러와 연간 공급계약을 맺기 때문에 단기적인 시황 변동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반면 DDR5는 시장 가격 변동이 거래가격에 빠르게 반영되는 구조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3월 이후 HBM의 수익성이 DDR5를 밑돌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KPMG FAS의 오카모토 준집행임원 파트너도 "현재 국면에서는 범용 D램의 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시황 상승의 수혜를 받기 쉽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으로 CXMT의 투자 여력도 크게 늘었다. CXMT의 올해 1∼6월 잉여현금흐름(FCF)은 약 19조2000억원 가량 흑자로, 전년 동기보다 약 24조4000억원 가까이 개선됐다.
CXMT는 지난 7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과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으며 상하이에도 신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CXMT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QUICK·팩트셋에 따르면 자사주를 제외한 CXMT의 시가총액은 약 87조엔으로 텐센트를 제치고 중국 증시 상장사 가운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키오시아의 시가총액 약 31조엔과 비교하면 3배에 육박한다.
CXMT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에 근접한다. 업황 변동성이 큰 메모리 업종 특성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키오시아 등의 PER가 한 자릿수에 머무는 것과 대비된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공세는 CXMT에 그치지 않는다. 낸드플래시 업체 YMTC의 모회사 창장춘추홀딩스(CCSH)도 상장을 신청했다.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실적과 현금흐름이 개선된 중국 업체들이 잇달아 증설에 나서는 모습이다.
닛케이는 CXMT와 YMTC가 생산능력을 확대한 뒤 저가 공세에 나설 경우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 제조업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렴한 범용제품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인 뒤 경쟁력을 키워왔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이 세계 1위에 오른 것처럼 메모리 시장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증설이 본격화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주도해온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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