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최고위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가 비축 항바이러스제의 실제 보유량은 2025년과 2026년 모두 930만 명분에 그쳤다. 이는 질병관리청이 대유행에 대비해 전체 인구의 25% 수준으로 설정한 목표 비축량(2025년 1280만 명분, 2026년 1278만 명분)보다 각각 약 350만 명분, 348만 명분이 부족한 수치다.
정부의 감염병 대비 의약품 비축률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악화됐다. 인구 대비 비축률을 살펴보면, 2021년 25.0%(실제 비축량 1294만 명분), 2022년 25.0%(1293만 명분), 2023년 25.1%(1289만 명분), 2024년 24.8%(1270만 명분) 등 4년간은 목표 수준(25%)을 유지했다.
하지만 2025년에는 비축률이 18.2%로 급락했고, 2026년에도 18.2% 수준에 머물러 목표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이러한 비축량 급감의 주된 원인은 유효기간 경과에 따른 대규모 폐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5년 한 해에만 무려 337만 5000명분의 항바이러스제가 유효기간이 지나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현재 비축된 항바이러스제 중 107만 2000명분의 유효기간(잔여 1년)이 내년에 도래해 전량 폐기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신규 구매 물량(315만)에서 폐기 물량(107.2만)을 뺀 순증가분은 207만 8000명분에 불과해, 내년 예상 실제 비축량은 1180만 명분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2027년 목표 비축량인 1278만 명분보다 98만 명분(비축률 23.1%)가량 부족한 수치다.
질병관리청은 항바이러스제 구매를 위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비축의약품은 제조일로부터 유효기간이 명확히 정해져 있어 폐기 시점과 물량을 사전에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폐기와 구매 지연이 반복되는 것은 체계적인 국가 비축 관리 시스템의 부재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미화 의원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기는 언제든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비축의약품은 평상시부터 충분히 확보해 두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서 의원은 "정부는 발생 시 필요한 물량과 환자 수, 의약품 생산 소요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중장기 국가 비축계획'을 마련해 목표 비축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현재 국가가 비축 관리 중인 주요 항바이러스제에는 타미플루, 유한엔플루, 조플루자, 테라미플루, 리렌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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