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덕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열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제7차 공개토론회에서 '석탄발전 폐지 해외 사례'를 발표하고 독일과 캐나다 앨버타주, 영국, 대만의 탈석탄 정책을 소개했다.
박 박사는 해외 탈석탄 사례의 공통점으로 전력공급 안정성을 우선했다는 점을 꼽았다. 석탄발전을 폐쇄하더라도 대체전원을 먼저 확보하거나 일부 발전기를 예비전원으로 남겨 공급 차질에 대비했다는 것이다.
독일은 2038년까지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하고 무연탄 발전소에 역경매 방식을 도입했다. 발전사가 조기 폐쇄를 조건으로 보상금을 입찰하는 방식으로 총 7차례 경매를 실시해 목표용량 약 10.9GW 가운데 10.7GW를 낙찰했다. 경매 물량이 목표에 미달하거나 경매가 끝난 뒤에는 노후 발전소부터 법적으로 폐쇄하도록 했다.
대만도 비슷한 방식을 택했다. 특히 대만은 주변국과 전력계통이 연결되지 않은 독립계통이고 대규모 반도체 산업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나라와 공통점이 있다는 게 박 박사의 설명이다. 대만은 신규 가스복합발전 도입 일정에 맞춰 노후 석탄발전을 순차적으로 줄이고 있다.
타이중 발전소는 석탄발전 10기를 2034년까지 폐쇄하는 대신 가스발전 6기를 도입한다. 석탄발전 가운데 최대 6기는 예비설비로 남길 수 있도록 하고 2032년 예비설비의 필요성을 다시 평가한다. 싱다 발전소도 가스복합발전 도입과 석탄발전 폐쇄를 연계하면서 일부 발전기를 예비전원으로 활용한다. 공급예비력이 8%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가동하는 방식이다.
캐나다 앨버타주 역시 석탄발전 폐쇄와 대체전원 확보를 연계했다. 2015년 기준 석탄발전 18기 가운데 6기, 약 2.5GW가 조기 폐쇄 대상이 됐으며 이들 발전기는 가스발전으로 대체됐다.
반면 영국은 환경규제와 시장제도를 통해 석탄발전의 퇴출을 유도했다. 석탄발전 배출기준을 강화하고 신규 진입을 제한하는 한편 탄소가격하한제를 통해 추가적인 탄소비용을 부과했다. 2012년 전체 발전량의 약 40%를 차지했던 석탄발전은 점차 줄어 2024년 마지막 석탄발전소가 폐쇄됐다.
해외 사례를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게 박 박사의 의견이다. 국가마다 전력시장 구조와 발전설비, 전력수급 여건이 다른 만큼 국내 상황에 맞는 폐쇄·보상·예비전원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축을 하면서도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전력의 물리적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1번"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만의 시장 구조가 있고 우리만의 전력수급 특성이 있다"며 "맞춤형 제도를 설계하기 위해 서로 의견을 맞대는 자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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