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실행 초읽기] 사업 선정 다음은 달러 조달…연 200억달러 송금, 외환관리 시험대

  • 국회서 '9월 말 송금' 언급…구체적 금액·일정은 미정

  • 정부 조달비용·외화 유동성 관리 향후 과제

 2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자료를 살피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에 따른 대미투자 사전 보고가 비공개로 진행됐다사진연합뉴스
2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자료를 살피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에 따른 대미투자 사전 보고가 비공개로 진행됐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텍사스 복합화력발전소를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추진하면서 투자금 조달과 외환관리가 실행 단계의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했다는 입장이지만, 장기간에 걸친 투자금 회수와 별개로 당장 필요한 달러를 마련하고 송금하는 과정의 부담을 떠안게 됐다.

정부는 22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대미투자 1호 사업인 텍사스 복합화력발전소의 투자 계획과 협상 진행 상황을 보고했다.

정부의 대미투자 1호 사업이 결정되면서 이달 말 자금 집행 가능성이 거론된다. 사업 선정과 수익성 검토에 집중됐던 논의가 실제 납입 규모와 시점, 재원 조달 방식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재정경제위원회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보고 후 기자들과 만나 “9월 말까지 투자액의 상당 금액을 송금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후속 조치를 국회 차원에서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송금액과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재경위 간사인 오기형 의원은 송금액 규모를 묻는 질문에 미국과의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답변하지 않았다. 공식 발표 시점에 대해서도 “일정 자체에 변수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정부가 국회에 보고한 텍사스 복합화력발전소 투자 규모는 232억 달러다. 정부는 20년간 430억~450억 달러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미 전략적 투자에서 2000억 달러 규모 대미투자의 연간 자금 집행 한도는 200억 달러다. 사업 진척에 따라 나눠 납입하는 구조로, 1호 사업 투자액 전체가 올해 한꺼번에 빠져나가거나 매년 상한액을 모두 송금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따라서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총투자액보다 실제 집행 시점과 달러 확보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미 확보한 외화자산을 활용하는 경우와 국내 시장에서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경우는 외환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사업 규모 전체를 당장의 국내 달러 매입 수요로 해석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기존 외화자산을 활용할 경우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장기 투자에 자금이 묶이는 만큼 다른 외화 수요에 대응할 유동성과 자산 운용 여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채권 발행으로 재원을 마련하면 금리와 만기, 이자 지급에 필요한 자금이 부담 요인이 된다.

제도상 조달 수단은 마련돼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미전략투자기금의 대미투자계정에 한국은행과 외국환평형기금이 위탁하는 외화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 한미전략투자채권 발행도 가능하지만 정부가 채권 원리금 상환을 보증하려면 사전에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발전소 건설과 운영 수익 사이의 시차도 관리 대상이다. 정부가 제시한 20년간 회수 예상액은 장기 전망으로, 초기 납입과 조달비용을 충당할 현금이 언제 확보되는지를 별도로 살펴야 한다. 공사가 지연되거나 수익 발생 시점이 늦어질 경우를 고려한 자금 운용도 필요하다.

후속 사업이 추가될 경우 연간 송금 한도 안에서 사업별 집행 시기를 조정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특정 시기에 납입이 몰리는지, 다른 외화 수요와 겹치는지에 따라 외환시장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첫 사업의 수익성 검토와 함께 전체 투자 일정과 외화 유동성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국회도 사업 선정 이후의 점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 의원은 “사업 초기 단계이므로 지속적인 사후 관리와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당부가 있었다”며 국익 확보를 위한 상임위원들의 우려를 미국과의 협의 과정에 충분히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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