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헌의 트래블 픽] 낮엔 사파리, 밤엔 좀비…에버랜드 '몰입의 가을' 속으로

  • 도보 사파리 '와일드 사바나' 1km 무료 개방

  • 기린·코끼리·사자 등 야생동물 15종 눈앞에서

  • 10년차 '블러드시티 제로'…몰입형 콘텐츠 주목

  • 5개 테마존 누비며 좀비 탈출 미션 수행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이 진행되는 에버랜드 로스트밸리에서 기린과 사진 촬영하는 관람객 사진에버랜드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이 진행되는 에버랜드 로스트밸리에서 기린과 사진 촬영하는 관람객. [사진=에버랜드]
 
낮에는 사파리를 걸으며 눈앞에서 기린과 교감하고 밤에는 출몰하는 좀비를 피해 탈출 미션을 수행한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가 완연한 가을을 맞아 생생한 자연 다큐멘터리 현장이자 스릴 넘치는 좀비 영화 세트장으로 탈바꿈했다.

에버랜드는 남녀노소 모든 방문객이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과 색다른 자극을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한층 진화한 가을 축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낮과 밤이 선사하는 반전 매력의 핵심은 관람객이 주도하는 '몰입형' 콘텐츠다. 단순히 자리에 앉아 바라보는 대신 직접 걷고 미션을 수행하는 콘텐츠를 전면에 세웠다. 관람을 넘어 관람객이 직접 세계관 속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선물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에버랜드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에서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기린 코끼리 사진에버랜드
에버랜드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에서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기린, 코끼리. [사진=에버랜드]
 
◆1km의 생생한 교감,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

가을 햇살이 내려앉은 낮 시간대 에버랜드는 사파리가 무대다. 지난 12일 문을 연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이 그 중심에 있다. 평소 탐험 차량을 타고 둘러보던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밸리를 관람객이 직접 걸어서 누비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차량 탑승을 기다리지 않고 사바나 지역을 자유롭게 살펴보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에버랜드는 기존에 유료로 운영되던 '리버트레일' 구간까지 무료로 개방했다. 약 1km에 이르는 전체 구간에서 기린과 코끼리, 코뿔소 등 야생동물 15종을 눈앞에서 관찰할 수 있다.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의 가장 큰 장점은 관람 속도를 스스로 정한다는 점이다. 차량 탐험은 동선과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도보 탐험에서는 관람객이 멈출 지점을 직접 고른다. 낙타가 먹이를 씹는 동안 한참 서 있어도 된다. 정해진 동선이 없어 코끼리를 다시 보고 싶다면 뒤로 돌아가도 괜찮다. 탐험로가 넓어 다른 관람객에게 피해를 줄 일도 없다.

입구에서 탐험대원증을 받아 첫 도장을 찍고 걷기 시작하면 대머리황새와 단봉낙타가 차례로 관람객을 반긴다. 이어 '말하는 코끼리'로 알려진 코식이가 건초를 먹는 진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사파리월드와 로스트밸리 사이를 흐르는 약 140m 수로에 놓인 부교를 건널 때는 사자와 하이에나를 유리창 없이 마주한다. 관람객과 맹수 사이를 가르는 것은 수로다. 동물들이 수로를 넘어 오는 걱정은 내려놔도 된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동물이 탐험로로 나오지 않도록 안전을 가장 먼저 고려해 동선을 짰다"고 설명했다.
 
에버랜드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을 방문한 관람객 사진에버랜드
에버랜드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을 방문한 관람객. [사진=에버랜드]
 
새롭게 조성된 기린 광장에는 기린 7마리가 지낸다. 광장 울타리 가까이로 기린이 다가와 긴 목을 내리면 얼굴이 사람 눈높이 언저리까지 내려온다. 망원으로 당기지 않아도 카메라 화면이 기린으로 가득 찬다. 광장 한쪽에는 기린의 키를 직접 재보는 공간도 마련됐다.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에서는 유모차를 밀며 걷는 가족 단위 관람객도 눈에 띈다. 에버랜드가 경사를 완만하게 조성해 유모차 이동에 무리가 없도록 한 덕분이다.

정동희 에버랜드 동물원장은 "동물 복지와 멸종위기종 보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전시물과 코끼리 배설물 등을 동선 곳곳에 배치했다"며 "부모들이 자녀에게 생태를 직접 설명해 줄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전체 구간을 완주하고 종료 지점에서 도장을 마저 채우면 탐험대원 기념 인증서가 완성된다.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은 11월 말까지 운영된다. 에버랜드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현장 줄서기를 통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에버랜드 블러드시티 제로 이머시브 공연 사진에버랜드
에버랜드 '블러드시티 제로' 이머시브 공연. [사진=에버랜드]
 
◆무대와 객석의 경계 허문 10년차 '블러드시티 제로'

해가 기울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에버랜드 알파인 지역 일대는 거대한 호러 영화 세트장으로 탈바꿈한다. 2017년 첫선을 보인 뒤 올해 10년차를 맞아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돌파한 가을 호러 축제의 성지 '블러드시티'가 '블러드시티 제로: 지옥의 문'이라는 타이틀로 새롭게 진화했다.

올해 호러 콘텐츠의 핵심은 '시네마틱 연출'과 '몰입형 공연'이다. 에버랜드는 영화 '해적' '공조2' 등을 연출한 이석훈 감독과 손잡고 영화와 테마파크의 경계를 허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해진 무대에서 펼쳐지는 쇼를 구경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알파인 지역 전체를 거대한 무대로 활용했다.

이번 축제의 백미는 '블러드시티 이머시브 공연'이다. 연기자와 관람객이 뒤섞여 호흡하는 국내 최초의 야외 대형 호러 라이브 퍼포먼스다. 관람객에게 영화 한복판에 떨어진 듯한 공포와 현장감을 선사한다. 매일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무료로 진행된다.

스토리 라인도 한층 탄탄해졌다. 관람객은 다크X가 이끄는 좀비 군단에 맞서 싸우는 생존자이자 '화이트Z' 대원이라는 정체성을 부여받는다. 입구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에서 이 감독이 연출한 신병 교육 개념의 프리쇼 영상을 시청하며 생존 규칙을 익히고 세계관에 빠져든다. 이후 '지옥의 문' '통제불능의 실험실' '광기의 서커스' '핏빛 교정' '파멸의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5개 테마존을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미션을 수행한다. 
 
에버랜드 블러드시티 제로 광장에 설치된 좀비 조형물 사진에버랜드
에버랜드 '블러드시티 제로' 광장에 설치된 좀비 조형물. [사진=에버랜드]
 
이 과정에서 2m가 넘는 거대 좀비와 학생주임 좀비 등 수십 명의 연기자가 수시로 다가와 대화를 걸고 게임을 유도한다. 흩어져 있던 연기자들이 한곳에 모여 펼치는 대규모 플래시몹 퍼포먼스도 공연 중간중간 이어진다.

이 감독은 "영화는 관객을 만날 때 이미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며 "테마파크에서는 관람객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그 반응에 맞춰 계속 발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장에는 파멸의 플랫폼을 지키는 역장 좀비를 형상화한 5m 높이의 거대 조형물이 서 있다. 미션을 모두 달성해 대원증에 도장을 채운 관람객에게는 '모니모러쉬' 우선 탑승 혜택이 주어진다.

블러드시티 광장과 모니모러쉬에서는 파나소닉의 3만 안시 4K 프로젝터로 오싹한 영상 효과를 더한다. 아울러 해골 망토 등 호러 굿즈를 비롯한 신상품 38종과 좀비 의상실, 알프스쿠체 레스토랑의 다크에너지 블랙치킨 카레라이스 등 이색 즐길거리와 먹거리도 다양하다.

블러드시티 제로는 11월 22일까지 72일간 운영된다.
 
에버랜드 블러드시티 제로 이머시브 호러 테마존에서 펼쳐지는 퍼포먼스 사진에버랜드
에버랜드 '블러드시티 제로' 이머시브 호러 테마존에서 펼쳐지는 퍼포먼스. [사진=에버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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