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는 반면 미국주식은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추석 직전 국내주식을 4조원 넘게 순매도한 뒤 연휴 기간 미국주식 순매수결제액이 12억달러를 웃돌았던 만큼, 올해도 국내 증시 휴장 기간 서학개미의 미국주식 거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 외화증권예탁결제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내 증시의 추석 휴장 기간 미국주식 순매수 금액은 최근 4년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추석 연휴 중 미국 증시가 열린 2거래일 동안 7069만달러, 2023년 4거래일 동안 1억3412만달러, 2024년 3거래일 동안 408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지난해에는 5거래일 동안 순매수 금액이 12억4185만달러로 급증했다. 지난해 순매수 금액은 전년의 300배가 넘는 수준이다.
당시 미국 증시 분위기가 서학개미 매수세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추석 연휴가 시작된 10월 3일 S&P500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에도 고용시장 둔화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추석 연휴 직전 국내 증시에서 개인의 매도세도 거셌다. 개인은 연휴 직전 3거래일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총 4조664억원을 순매도했다. 국내주식 매도대금이 그대로 미국주식으로 이동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연휴를 앞두고 국내주식 비중을 줄이는 동시에 해외주식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연휴 기간 미국주식 순매수 금액은 직전 5거래일 5억5759만달러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던 만큼 올해 연휴 기간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미국 증시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들어 서학개미의 미국주식 매수세가 이어지는 동시에 국내 증시에서는 개인의 매도세가 거세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주식 순매수 금액은 이달(1~22일) 5억2732만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수금액은 117억3971만달러, 매도액은 112억1239만달러였다. 그러면서 개인 투자자는 지난 21~22일 이틀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총 4조449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해 추석 직전 3거래일 전체 순매도액 4조664억원을 이틀 만에 넘어섰다. 연휴를 앞둔 국내주식 매도 속도가 지난해보다 빠른 가운데 미국주식에서는 매수 우위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서학개미의 순매수는 초단기 미국 국채와 배당주 ETF, 주요 지수 ETF, 빅테크로 비교적 고르게 분산되는 모습이다. 이달 1~22일 미국주식 순매수 1위는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채 ETF(SGOV)로 2억2356만달러였다. 슈왑 미국배당주 ETF(SCHD)가 1억4620만달러, S&P500 ETF가 1억4045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아이온큐가 1억2348만달러, 알파벳이 1억2061만달러, 아마존이 1억1025만달러 순매수를 기록했다.
증권가는 연휴 이후 미국 증시 전략과 관련해 유동성 여건을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았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연준 자산 감소와 단기자금시장 여건 변화로 유동성 모멘텀이 둔화됐다”며 “미국 성장주 일변도보다는 비미국 자산과 금융·에너지 등을 함께 담는 ‘바벨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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