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친가는 되고 외가는 안돼"...현대제철 경조휴가 '외가 차별'

  • 백숙부모상 최대 3일 유급휴가…외숙부모상은 제외

  • 친조부모상 최대 5일 유급휴가…외조부모상은 3일

  • 포스코·동국제강, 친가·외가 구분 없는 경조휴가

현대제철 특별 유급휴가 규정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지회
현대제철 특별 유급휴가 규정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지회]
호주제 폐지를 위한 민법 개정 이후 21년이 지났지만 현대제철의 경조휴가 규정에는 여전히 부계 중심의 기준이 남아 있다. 큰아버지나 작은아버지와 그 배우자가 사망하면 유급휴가를 부여하면서도 외삼촌이나 이모가 사망한 경우에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부계 중심의 경조사 지원 관행을 차별로 판단하고 개선을 권고해 온 만큼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현재 운영 중인 경조휴가 규정에는 본인과 배우자의 백숙부모 사망 시 유급휴가를 지급하도록 명시돼 있다. 백숙부모는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 그 배우자를 의미한다.

휴가 일수는 근무 형태와 지역에 따라 다르다. 4조 2교대 외 근무자는 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 2일, 그 외 지역에서 3일의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다. 4조 2교대 근무자는 각각 1일과 2일이다.

반면 외삼촌과 외숙모를 의미하는 외숙부모는 경조휴가 지급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아버지의 형제와 그 배우자가 사망하면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지만 어머니의 형제와 그 배우자가 사망하면 같은 휴가를 받을 수 없는 셈이다.

이 같은 차등은 조부모 사망 시에도 최대 2일의 차이가 나타난다. 4조 2교대 외 근무자의 경우 친조부모 사망 시 지역에 따라 4~5일의 유급휴가가 주어지지만, 외조부모 사망 시에는 2~3일만 인정된다. 4조 2교대 근무자 역시 친조부모 사망 시 3일의 휴가가 주어지는 반면 외조부모 사망 시에는 1~2일만 인정된다.

반면 경쟁사들은 친가와 외가를 구분하는 경조휴가 규정을 개선했거나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친가와 외가에 차등을 두던 경조휴가 규정을 개정했다. 동국제강 역시 부계와 모계 친족을 구분하지 않고 경조휴가를 운영 중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이 같은 부계 중심의 경조휴가 관행을 여러 차례 차별로 판단한 바 있다. 인권위는 2023년 친조부모 사망 시에만 경조휴가와 경조금을 지급하는 기업의 규정이 가족 상황과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민법상 친조부모와 외조부모는 동등한 지위에 있으며, 이를 다르게 취급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취지다.

경조휴가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부여해야 하는 법정휴가가 아닌 만큼 구체적인 지급 기준은 노사 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따라 정해진다. 다만 경조휴가가 노사 자율에 따라 운영되는 복리후생 제도라고 하더라도 가족관계를 기준으로 한 차등 대우의 정당성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에도 관련 문제를 제기했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다음 교섭에서는 반드시 정식 안건으로 제시해 관련 규정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본사 전경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본사 전경 [사진=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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