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국감서 경기도 재정 실상 공개..."위기를 감추는 것이 더 큰 문제"

  • 취득세 2022년 11조 원에서 2025년 8조1000억원으로 감소...세입 불안정

  • 민생예산 216억 원 복원·추경 42조2053억 원 확정, 도의회와 협상 끝 합의

  • 추 지사 "재정건전성 지표·채무관리계획 마련"...위기 넘어 구조개혁 추진

사진경기도
추미애 지사. [사진=경기도]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 100일 만에 맞은 첫 국정감사에서 경기도 재정위기의 실상을 공개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재정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재정 비상상황 선언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잇따른 질의에 추 지사는 도민에게 재정 실상을 알리는 것은 도지사의 당연한 책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단순한 예산 절감을 넘어 안정적인 세입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추 지사는 13일 경기도청 율곡홀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지난 7월 1일 경기도지사로 취임한 지 어느덧 100일이 지났다"며 "1420만 경기도민의 삶을 책임지는 도지사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도정의 현안을 하나하나 살피고 경기도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힘써 왔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경기도 인구가 지난 4년간 약 30만 명 증가한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60만 명 늘었고, 지난해 출생아도 7만7000명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방세 수입 약 16조 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부동산 취득세에 의존하는 재정구조는 경기 변동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추 지사는 "2022년 약 11조 원에 달했던 취득세 수입이 2025년에는 8조1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써야 할 돈은 계속 늘어나는데 이를 뒷받침해야 할 세입 기반은 불안정하다"며 "이러한 재정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추 지사의 재정 비상상황 선언이 객관적인 재정지표에 부합하는지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은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행정안전부의 재정위기 관리기준에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비상상황 선언의 근거를 물었다.

이에 추 지사는 경기도처럼 전체 예산 규모가 큰 지방정부는 채무비율만으로 실질적인 재정 여력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도비 부담이 증가하고 취득세 수입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미 가용재원이 상당 부분 소진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2년간 채무 증가 속도가 30%를 넘고 자산 대비 부채비율도 15%를 웃돈다는 점을 들어 재정운용의 위험 신호를 강조했다.

추 지사는 "예산 대비 채무 기준으로 행안부에서 재정위기가 아니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것만으로 경기도를 설명할 수 없다. 이것을 투명하게 공개할 의무가 도지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재정난 속에서 필수사업을 우선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재원을 배분할 수밖에 없었다며 민생예산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추 지사는 "노인 장기요양급여와 학교급식 등 당장 중단할 수 없는 사업을 우선 고려하는 과정에서 일부 자체사업의 예산 공백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민생예산 복원을 위해 예비비를 활용한 배경에 대해서는 다른 재원이 사실상 소진된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앞서 경기도의회는 지난 12일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면서 산후조리비와 어린이집 운영지원, 교통약자 이동지원 등 민생사업 예산 216억원을 복원했다. 최종 추경 규모는 42조2053억원으로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 이광희 의원이 시군 보조사업의 도비 부담 축소와 사전 협의 부족을 지적하자 추 지사는 갑작스러운 재정난과 지방선거 이후 도정 인수 과정에서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못한 사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혀 독주를 할 생각도 없고 독주를 하지 않았다"며 재정위기 대응 과정에서 시간적 제약이 컸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군 보조사업에 대해서도 기준보조율 30%를 기본으로 검토하되 사업의 필요성과 성과, 시군별 재정 여건에 따라 차등보조율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 지사는 이번 추경으로 당장의 민생예산 공백을 일부 해소했지만 내년도 재정 여건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은 사실 더 심각하다"며 가용재원 감소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국회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추 지사는 재정위기 대응과 함께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 인공지능과 미래 모빌리티 육성, GTX 등 광역교통망 확충, 경기북부 발전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재정건전성 확보와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별개의 과제가 아니라 함께 해결해야 할 도정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날 추 지사가 강조한 것은 재정위기를 감추거나 임시방편으로 넘기는 대신 실상을 공개하고 구조적 해법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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