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공기관 구조조정 방침이 충남 서천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19년 전 장항국가산업단지 갯벌매립 계획을 변경하는 대신 정부와 합의해 유치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통합 대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서천군은 단순한 기관 통폐합을 넘어 정부와 지역사회가 맺은 약속의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승광 서천군수는 지난 9일 서천을 방문한 박수현 충남도지사와 보령·서천 지역구 장동혁 국회의원에게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독립성 유지를 위한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정부의 통합 방침이 지역의 미래 산업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전달했다.
정부는 지난 9월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통해 유사·중복 기능
정비와 운영 효율화를 이유로 109개 기관의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서천군 장항읍에 있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통합하는 방안도 여기에 포함됐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자원관이 설립된 배경이다.
2007년 6월 정부 6개 기관과 서천군·서천군의회는 '서천발전 정부대안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서천군이 오랜 기간 추진해 온 장항국가산업단지 갯벌매립 계획의 변경을 받아들이는 대신 국립생태원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내륙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군은 당시 정부와의 합의로 들어선 국가기관을 효율성만을 기준으로 통합하는 것은 정부대안사업의 취지를 훼손하고 국가 정책에 대한 지역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관의 역할과 기능이 다른 점도 문제로 꼽았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별도 법률에 따라 해양생물자원의 수집·보존·관리와 조사·연구, 전시·교육 등을 담당한다. 군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의 기능 차이와 통합 필요성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 큰 우려는 지역의 미래 산업에 미칠 영향이다.
서천군은 자원관을 중심으로 서해권 해양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서해연구소 시범사업도 추진 중이다. 자원관의 독립적인 의사결정과 연구 기능이 축소될 경우 해양바이오 기업 유치와 전문 연구인력 확보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승광 군수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지역에 정착시킨 국가기관의 기능을 다시 축소한다면 지역의 성장 기회를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충남도와 국회,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독립성과 서천의 미래 성장 기반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천군은 군수를 중심으로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정부의 세부 통합 방안이 확정되기 전까지 충남도·국회·관계부처와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군의회와 지역사회와의 공조도 강화한다.
정부가 내세운 공공기관 운영 효율성과 서천군이 강조하는 정부대안사업의 약속 사이에서 어떤 해법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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