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이 역사왜곡 논란이라는 거센 암초를 뚫고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정치권 공방과 국정감사 질의까지 번진 떠들썩한 논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흥행을 이어갈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은 바로 4050 중장년층 관객의 든든한 지지였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개봉 20일째인 지난 12일 누적 관객 수 302만 3216명을 기록하며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다섯 번째로 300만 고지를 밟았다. 특히 개봉 3주 차 주간 관객 수(75만 8587명)가 2주 차(66만 7698명)보다 약 9만 명 늘어나는 뒷심을 발휘하며 누적 15일간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흥행의 중심에는 4050 세대가 자리하고 있다. CJ CGV의 예매 분포 데이터(12일 기준)에 따르면 '암살자(들)'의 연령별 예매 비중은 40대가 28%, 50대가 25%를 기록했다. 중장년층인 4050 세대가 전체 예매자의 과반이 넘는 53%를 차지하며 흥행을 주도한 셈이다. 이는 10대(2%), 20대(16%), 30대(21%)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젊은 관객층 위주로 돌아가던 최근 극장가 흐름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수사 당국의 기존 발표와 달리, 당시 청와대나 중앙정보부의 개입 가능성을 암시하는 가설을 극에 더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역사왜곡"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논란은 국정감사장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장외 공방은 오히려 시대상에 관심이 높고 과거 사건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는 4050 중장년층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했다. 논란의 진위를 직접 확인하고 스스로 판단하려는 이들의 발걸음이 극장으로 향하면서, 실관람객 평점마저 역주행하는 결과를 낳았다.
극장가는 이처럼 논란을 흥행으로 치환시킨 4050 세대의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과거 한국 영화 산업의 르네상스를 이끌며 극장가를 주도했던 당시의 2030 관객들이 이제 4050 세대가 되어 든든한 흥행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영화 흥행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2030세대의 특정 팬덤을 중심으로 한 관람 수요를 넘어 4050세대까지 관객층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이 함께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늘어나야 개별 영화의 흥행을 넘어 영화시장 전반의 활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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