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이 금서라고..?" 美 학교서 쫓겨난 엘런 예거, 무슨 일

  • 美 학교 도서관 금서 1만건 돌파…스티븐 킹 이어 '진격거' 등 日 만화가 3명 톱10

  • '앞뒤 자른 1컷'으로 음란·폭력물 낙인…소송 꺼리는 학교들 시리즈 전권 퇴출

미국 공립학교 도서관에서 선정성과 폭력성을 이유로 서가 퇴출금서 조치를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선 만화 진격의 거인 1권 표지사진코단샤
미국 공립학교 도서관에서 '선정성과 폭력성'을 이유로 서가 퇴출(금서) 조치를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선 만화 '진격의 거인' 1권 표지[사진=코단샤]


전 세계에서 1억4000만부 넘게 팔린 일본 만화 '진격의 거인'이 미국 공립학교 도서관에서 '금서(禁書)'로 지정돼 서가에서 퇴출됐다. 인종이나 성소수자 관련 서적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미국 교육 현장의 도서 열람 제한 조치가 일본 만화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 표현의 자유 단체인 '펜 아메리카(PEN America)' 조사 결과, 최근 1년간 전미 공립학교 도서관에서 서가에서 퇴출되거나 대출·열람이 제한된 도서는 1만건을 넘어섰다. 2021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사상 최대 규모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많이 금서로 지정된 작가 상위 10명' 중 일본 만화가가 3명 포함됐다. 소설가 스티븐 킹(312건)이 1위를 기록한 가운데, 만화 '불꽃 소방대'와 '소울이터'를 그린 오쿠보 아츠시가 106건으로 4위에 올랐다. '진격의 거인'의 이사야마 하지메는 89건으로 6위, '이누야샤'의 다카하시 루미코는 63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마츠이 유세이의 '암살교실' 역시 다수 학구에서 퇴출 목록에 올랐다.
 

이들 만화가 금서 목록에 오른 주된 요인으로는 학부모 단체들의 '맥락 거세(Context-Stripping)' 민원이 꼽힌다. 작품 전체의 서사나 주제 의식과 무관하게 거인의 공격 장면, 요괴와의 전투, 신체 노출 등 특정 1~2컷만을 발췌해 교육위원회에 폭력물이나 음란물로 민원을 제기하는 방식이다. '암살교실'의 경우 외계 생명체를 처치한다는 설정이 교내 총기 난사를 연상시킨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만화책의 출판 특성도 통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수십 권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물 특성상 특정 권에 대해 민원이 제기되면, 일선 학교가 소송이나 분쟁을 피하기 위해 해당 작품의 전권을 서가에서 한꺼번에 치우는 일괄 퇴출을 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치의 배경에는 텍사스와 플로리다 등 일부 주를 중심으로 강화된 교육 관련 법안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도서관에 부적절한 도서를 비치할 경우 사서나 교사에게 법적 책임을 묻거나 학교 예산을 삭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학교 측이 논란 소지가 있는 도서를 사전에 자체 배제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펜 아메리카는 보고서를 통해 "작품의 전체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단편적인 이미지나 묘사만을 근거로 도서를 서가에서 제외하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권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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