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은 안성공장보다 구미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더 진하고 맛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신라면 공장별 맛 차이' 논란이 다시 떠올랐다. 독자 40만 명을 보유한 한 유튜버가 안성공장 제품과 경북 구미공장 제품을 직접 비교 시식하는 영상을 올리면서다.
최근 유튜버 윤호찌는 안성과 구미공장에서 생산한 신라면을 비교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구미 제품의 국물 색이 상대적으로 진하고 기름기가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시식에서도 안성 제품은 익숙한 신라면 맛에 가깝고, 구미 제품은 더 기름지고 진한 맛이 난다고 주장했다.
정말 신라면은 생산하는 공장에 따라 맛이 다른 걸까. 농심에 직접 확인한 결과, 공장별로 다른 레시피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었다. 농심은 신라면의 원재료와 배합이 동일하며, 어느 공장에서 생산하든 같은 품질을 유지하도록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생산 설비의 상태까지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기계를 설치한 시점이 다르고 각각 독립적으로 가동되는 만큼 마모나 작동 상태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농심은 이런 차이를 줄이기 위해 각 공장과 생산라인의 설비를 지속적으로 유지·보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들도 생산된 제품을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테스트해 품질이 일정한지 확인한다.
농심 관계자는 "대량 생산 체계에서 공장도 여러 개고 굉장히 많은 걸 만들어야 하는데, 똑같은 품질의 제품을 계속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라며 "연구원들은 식품공학박사다. 어느 공장에서 생산하든 완벽히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도록 설계하고 제어하는 것이 연구원들의 핵심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맛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농심 측은 이를 '심리적 요인과 주관적 감각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맛은 감각으로 평가하는 만큼 사전 정보와 개인의 주관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정 제품의 색이 더 진하거나 맛이 매울 것이라고 미리 생각하면 실제로도 그렇게 인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농심의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맛을 평가하는 감각은 개인의 주관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연구소에서는 조리자와 평가자를 분리하고 시식 간격과 입안 정돈 과정까지 엄격히 통제하는 블라인드 테스트 방식을 거친다"며 "정교한 과학적 절차 없이 개인이 느낀 주관적 체감에 대해선 회사가 판단해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식품업계에서 '공장별 맛 차이'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만이 아니다. 장수 제품일수록 유사한 의혹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어 왔다.
해태제과의 대표 비스킷 '에이스'는 올해 초 생산 공장별로 맛과 색이 다르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아산 제품이 더 짙은 색을 띠고 고소함과 짭짤함이 강하다는 온라인 게시글에 자신도 맛이 다르다고 느꼈다거나 앞으로 제조원을 확인하겠다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뒤따랐다.
당시 해태제과는 두 곳에서 생산하는 에이스의 원재료와 레시피, 설비가 같다고 설명했다. 같은 생산라인에서 나온 제품이라도 오븐 안의 위치 등에 따라 색상에 미세한 차이가 생길 수 있지만, 내부 품질 규격의 허용 범위에 들어오는 제품만 출하한다는 입장이다.
롯데웰푸드의 '몽쉘' 역시 경기 평택공장과 경남 양산공장 제품 간의 초콜릿 두께와 맛 차이 논란을 겪었다. 롯데웰푸드 측은 "제품 스펙과 원재료는 동일하지만, 공장 설비의 바람 세기 등 물리적 변수에 따라 초콜릿 코팅 두께에 미세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설비를 재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식품업계와 전문가들은 동일한 레시피로 만들어지더라도 대량 생산 공정 특성상 오븐 열전달 방식, 습도, 설비 노후도 등 미세한 환경 요인이나 생산 시점·유통 과정에 따라 약간의 체감 차이는 발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품질 기준상 허용 오차 범위 내의 미세한 차이라 하더라도, 고물가 시대에 품질 변화에 예민해진 소비자의 체감과 괴리가 생기면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며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균일한 품질 관리뿐만 아니라 오해를 줄이기 위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관리 역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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