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법복의 무게' 내려놓은 박정화, 변호사로 여는 법조 인생 후반전

  • 율촌 합류 한 달…"이름만 쓰는 고문은 인생에 누가 되는 일"

  • 가족 이야기엔 울컥…"이번에는 일과 가정 조화 이루고 싶어"

캡션에 주요 멘트 부탁드립니다 박정화 전 대법관법무법인 율촌 고문 인터뷰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박정화 전 대법관(법무법인 율촌 고문)이 지난달 30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법관으로 일해온 것처럼 변호사 일도 한결같이 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퇴임식을 마친 박정화 전 대법관은 집 근처 우면산으로 향했다. 발걸음이 유난히 가벼웠다. 32년간 입었던 법복의 무게를 벗고 나서야 실감한 날이었다.

그로부터 3년 뒤 박정화 법무법인(유) 율촌 고문은 다시 사건 기록을 펼치고 의뢰인을 만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합류해 한 달을 보낸 그는 새 직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또렷하게 말했다.

박 고문은 "대법관이라고 고문으로 와서 앉아만 있고 이름만 쓰는 데 그치는 것은 지금까지 살아온 제 인생에도 누가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퇴임 후 모교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강의하는 보람도 있었다. 다만 오랫동안 재판 현장에 있었던 그에게는 "남의 옷을 입은 느낌"이 남았다. 개인 변호사로 활동하며 업무의 한계를 느끼던 중 여러 전문가와 협업할 수 있는 율촌을 선택했다.


지금은 상고심 사건을 중심으로 동료 변호사들과 쟁점을 나누고, 상담에도 직접 참여한다. 함께 일했던 판사 출신 변호사들이 행복해 보였다는 점도 합류를 결정한 이유였다.

새 출발에는 자신과 약속한 것도 있다. 이번에는 일과 가정의 조화를 이루고 싶다는 것이다. 여성 법관이 드물었던 시절 일과 조직 생활을 모두 잘해야 한다는 부담 속에 육아휴직 한 번 없이 달려왔다. 그는 자녀 성장기를 충분히 함께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안타까운 심정도 내비쳤다. 

그는 "아이들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후배들은 근무가 힘들다는 연구관 직책도 자신 있게 도전하되 일에만 너무 치우치지 말고, 필요한 시기에는 육아휴직도 활용했으면 한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일과 가정 양립을 이어나가기를 당부했다. 

이제 자녀들은 엄마가 원하는 일을 하라고 응원해 준다. 박 고문은 새 직장에서 이루고 싶은 성과를 묻자 "율촌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언급했다.

율촌에서 하고픈 목표를 이야기하던 그는 앞으로도 자신이 걸어온 길과 어긋나지 않게 일하고 싶다고 했다. 박 고문은 "법관으로 일해 온 것처럼 변호사 일도 한결같이 해나갔으면 한다"고 흔들림 없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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