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다음 달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참여하는 3자 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뒤 러시아산 경유 수입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러시아 당국자들은 최근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도 이 구상을 전달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한다면 회담 개최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고위 당국자도 트럼프 대통령이 3자 정상회담 개최에 동의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만큼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과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WSJ의 관련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이번 회담이 성사될 경우 시 주석에게는 중국의 국제적 중재 역할을 부각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중국으로서는 외교적 부담도 적지 않다.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역내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상황에서 미·중·러 3자 회담이 주요 의제를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에 더욱 깊이 관여하면서 유럽과의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관련 논의에 정통한 인사들은 시 주석이 러시아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면서도 유럽과의 경제 관계를 지키려는 미묘한 균형을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3자 회담이 성사되면 중국의 친러시아 성향을 경계해온 유럽 국가들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러시아로서는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미국·중국과 전쟁 종식 문제를 논의함으로써 세계 주요 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재확인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가 인용한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제2의 얄타회담'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구상은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얄타회담은 1945년 2월 미국·영국·소련 정상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국제 질서 재편을 논의한 회담이다.
또한 WSJ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제안에 동의할 가능성이 작더라도 미·중·러 정상이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놓고 협상하는 모습 자체가 강력한 외교적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대만에서는 자국의 미래 역시 언젠가 강대국 간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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