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 사상 고속도로 사고…'크루즈 컨트롤' 켰다더니 진술 번복

  • SUV 운전자, 기능 사용 진술 번복…사고기록장치 정밀 분석

  • ACC도 완전 자율주행 아냐…운전자 전방주시 의무 여전

장수 통영대전고속도로 추돌 사고 현장 사진전북자치도소방본부
장수 통영대전고속도로 추돌 사고 현장 [사진=전북자치도소방본부]

2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친 통영대전고속도로 다중 추돌사고와 관련해 운전자의 크루즈 컨트롤 기능 사용 여부가 핵심 조사 대상으로 떠올랐다. 사고를 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운전자가 해당 기능을 사용했다고 진술했다가 말을 바꾸면서 경찰이 실제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19일 전북 장수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40대 SUV 운전자 A씨를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 12일 낮 12시 55분께 통영대전고속도로 장수 분기점 인근에서 앞서가던 승용차를 들이받아 2명을 숨지게 하고 11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충돌 여파로 차량 3대가 추가로 부딪히면서 모두 5대가 사고에 휘말렸다.

A씨는 사고 직후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켜고 운전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이후 이를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해당 기능이 작동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SUV의 사고기록장치(EDR)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주행 속도와 제동 여부 등을 살피고 운전자의 전방주시 의무 위반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A씨에 대한 정식 조사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어 제대로 진술받지 못했다"며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크루즈 기능 작동 여부와 주행 속도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크루즈 컨트롤은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를 자동으로 유지해 주행 부담을 덜어주는 기능이다. 일반적인 크루즈 컨트롤은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하지 못하지만,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ACC)은 레이더나 카메라 등을 통해 앞차를 감지하고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다만 ACC도 모든 상황에서 충돌을 방지하는 것은 아니다. 정체 구간이나 갑작스러운 끼어들기, 정지 차량 등 주행 상황에 따라 위험을 제때 감지하지 못하거나 충분히 감속하지 못할 수 있다.

크루즈 컨트롤은 완전 자율주행이 아닌 운전자 보조 기능이다. 운전자는 기능 사용 중에도 전방을 주시하고 돌발 상황에서는 직접 제동하거나 조향해야 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고속도로에서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는 모두 30건으로, 20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다만 이 통계는 기능 사용 중 발생한 사고를 집계한 것으로, 크루즈 컨트롤이 사고를 일으켰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사고 역시 기능 사용 여부와 사고 원인 사이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국과수 분석 결과와 운전자 진술 등을 종합해 당시 운전 상황과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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