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정감사] 문진희 전 축구협회 심판위원장 '금품 요구' 녹취록 파장…사유서 없이 잠적

  • 조계원 의원, 문 전 위원장 "용돈 좀 보내줘" 녹취록 공개

  • 증인 채택됐으나 사유서 없이 불출석…연락처도 바꿔

  • 월드컵 심판 공백·승부조작 전력자 영향력 의혹도 제기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회장 직무대행이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해 문체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회장 직무대행이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해 문체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심판 행정의 난맥상이 국회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문진희 전 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이 현직 시절 심판평가관에게 금전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당사자인 문 전 위원장은 증인 출석을 피한 채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진희가 현직 심판위원장 시절 심판과 심판 평가관들에게 금전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라며 제보 녹취록을 공개했다.

조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문 전 위원장은 한 심판평가관과의 통화에서 "오래 있다 보니까 실탄도 떨어져 가고 해서 실탄이나 한번 지원해달라고 전화했다", "용돈 좀 보내줘. 내가 계좌 하나 보내줄게"라고 발언했다.

조 의원은 이를 두고 "이번 의혹은 단순한 개인 간 금전 거래 문제가 아니다"라며 "심판 배정 횟수와 심판 승강 평가 등이 금전 거래와 연관됐다면 심판 운영 체계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승부조작의 그림자가 여전히 축구계에 남아 있다. 심판 판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축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혹의 중심에 선 문 전 위원장은 이날 국정감사장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7월 국회 청문회에서 부적절한 태도로 질타를 받은 뒤 8월 심판위원장직에서 사임한 그는 이번 국감의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 사유서조차 제출하지 않았다.

조 의원은 문 전 위원장이 휴대전화 번호까지 바꾸며 의도적으로 출석을 회피했다고 지적하며 "고개를 뻣뻣이 세우고 오만함을 떨치던 이가 이제는 국회를 대표하는 입법부의 출석 요구와 질의마저 비겁하게 잠적해 버렸다"고 했다.

이어 "문제가 터지면 사표를 던지고 숨어버리는 무책임한 태도가 일관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국 축구 심판 시스템 전반에 대한 구조적 쇄신 요구도 이어졌다.

조 의원은 "한국 심판은 2014 브라질 월드컵부터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월드컵 본선 심판을 배출하지 못했다"며 "축구협회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1억원 이상을 투입해 스페셜 레프리 제도를 운영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또한 "승부 조작으로 사법처리를 받았던 사람들이 심판 배정과 판정, 심판 승강 평가 과정에까지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시스템 부실을 넘어서 전체적으로 사법 처리, 사법 수사를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국감장에 출석한 이용수 축구협회 회장 직무대행은 "축구협회의 공식적인 등록 절차에서는 잘못된 경력이 있는 사람들은 등록은 못 하게 돼 있다"며 "인터넷상에서 개인적으로 이름을 활용하는 그런 걸로 판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 9월 불거진 심판평가관이 특정 팀에 불리한 판정을 하도록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조사했다. 그리고 공정위에서 경찰 고발, 스포츠윤리센터에 고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문 전 위원장 외에도 캄보디아 구단 훈련 일정과 항공편 등을 이유로 불참한 이임생 전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등 증인, 참고인 절반가량이 출석하지 않았다. 조 의원은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한 증인들에 대해 국회법에 따른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요구했다.

이재정 문체위원장은 "상황의 인식을 엄중하게 하고 있으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국회가 할 수 있는 권한을 최대한 동원해 국회의 권위를 세우는 일에 상의하고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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