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과 글로벌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첨단 제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는 고성능 반도체와 전자부품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 역시 차세대 태양전지 등 새로운 제조 기술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23일 한국엡손은 정밀 제어와 잉크젯 기술을 기반으로 산업용 로봇과 프린트헤드 등 첨단 제조 분야의 B2B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 환경 변화에 따라 제조 현장에서는 부품의 소형화와 공정의 복잡성에 대응하는 정밀 기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미세한 부품을 정확하게 이송·조립하는 자동화 기술부터 기능성 소재를 필요한 위치에 정밀하게 도포하는 기술까지 제조 공정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소부장 기술의 활용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엡손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정밀 제어와 잉크젯 기술을 산업용 로봇과 프린트헤드 등 제조업 핵심 장비와 부품으로 확장하며 B2B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엡손은 지난 9월 한국엡손 창립 30주년 및 글로벌 CEO 방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장기 비전인 '엔지니어드 퓨처 2035'를 소개하고 로보틱스와 산업용 잉크젯·마이크로디바이스 등 성장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특히 반도체·이차전지·IT 등 첨단 제조업이 발달한 한국을 주요 협력 시장으로 삼고 관련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업 확대는 한국엡손의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엡손의 2025 회계연도 매출은 227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8% 증가했다. 잉크젯 솔루션과 마이크로디바이스 등을 아우르는 '프리시전 이노베이션' 부문은 전년 대비 약 205% 증가한 541억원을 기록했다. 상업·산업용 프린팅과 로보틱스를 포함한 '산업·로보틱스' 부문도 약 24% 성장한 370억원으로 집계됐다.
엡손은 최근 수년간 산업용 로봇과 프린트헤드 등 B2B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왔으며 한국에서도 제조업 고객과의 기술 협력 사례를 늘리고 있다.
AI 산업 확대로 반도체와 전자부품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관련 제조공정에서는 생산 효율과 정밀도를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소형 부품의 이송과 조립, 반복 작업의 정확성 확보는 제조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다.
엡손은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스카라 로봇과 6축 로봇을 중심으로 산업용 로보틱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스카라 로봇은 빠르고 정밀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소형 부품의 이송과 조립에 적합하다. 6축 로봇은 여러 방향에서 작업물에 접근할 수 있어 복잡한 조립 공정에 활용할 수 있다.
엡손 로봇의 핵심 경쟁력은 독자적인 센싱 및 제어 기술에 있다. 자체 개발한 포스센서는 작업 중 발생하는 미세한 힘을 감지하고 로봇이 대상물에 가하는 압력을 세밀하게 조절한다. '자이로플러스' 기술은 로봇의 고속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감지하고 억제해 작업 정확도와 생산 효율을 높인다.
첨단 제조업에서 소부장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또 다른 분야는 정밀 소재 도포 공정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전자산업에서는 기능성 소재를 필요한 위치에 정확한 양만큼 공급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엡손은 프린터 사업에서 축적한 잉크젯 기술을 이러한 첨단 제조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핵심은 독자 개발한 '프리시전코어' 기술이다. 열을 가하지 않고 압전소자의 변형으로 액체를 밀어내는 '마이크로피에조' 기술을 기반으로 미세한 노즐을 통해 기능성 액체를 필요한 위치에 정밀하게 토출한다.
이를 활용하면 일반 인쇄용 잉크뿐 아니라 다양한 기능성 소재를 정밀하게 도포할 수 있다. 전자회로 패턴 형성이나 디스플레이 제조 등에서 응용 가능성이 있으며 필요한 부분에 소재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원재료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차세대 에너지 분야로도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다. 가볍고 얇으며 유연한 특성을 갖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제조 과정에서 기능성 소재를 균일하게 도포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엡손은 2025년 강용제 대응 산업용 잉크젯 프린트헤드 'S3200-S1'을 발표하며 관련 제조공정에 대응하고 있다. 국내 잉크젯 제조장비 전문기업 고산테크에도 2025년 투자한 데 이어 2026년 7월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한편 엡손은 산업용 기술을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투자도 확대한다. 장기 비전 '엔지니어드 퓨처 2035'와 제1차 중기 경영계획에 따라 향후 3년간 프리시전 이노베이션과 산업·로보틱스 등 성장·전략 영역에 총 2800억엔(약 2조365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전체 매출에서 산업용 도메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5 회계연도 33%에서 2035년 50%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산업용 핵심 기술과 부품·자동화 솔루션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엡손은 한국을 단순한 제품 판매 시장이 아닌 기술과 솔루션을 함께 개발하는 '공동창조' 파트너로 보고 있다. 반도체와 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 첨단 제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의 제조 역량과 엡손의 정밀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B2B 사업 기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