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75억 들여 中 국경까지 길 닦았지만…中은 '묵묵부답'

  • 3년 가까이 공들여 121㎞ 비포장도로 완공

  • 中, 준공식 불참·국경 미개방…안보 우려에 냉담

아미르 칸 무타키 아프가니스탄 외무장관 사진AP·연합뉴스
아미르 칸 무타키 아프가니스탄 외무장관 [사진=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는 탈레반이 중국과의 교역 확대를 위해 약 3년에 걸쳐 국경 인근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완공했지만, 정작 중국은 여전히 국경 통로를 개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중앙아시아 전문매체 타임스오브센트럴아시아(TCA)에 따르면 탈레반은 지난 4일 아프가니스탄 북동부 와칸회랑에서 중국 국경까지 이어지는 121km 비포장 도로의 준공식을 열었다. 2023년 말 시작된 도로 건설에는 모두 3억6500만 아프가니(약 74억6000만원)가 투입됐다. 탈레반은 중국과의 직접 교역을 확대하고 파키스탄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도로 개설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와칸회랑은 아프가니스탄 북동부에서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로 이어지는 좁고 긴 산악지대다. 고대 실크로드의 일부였던 이곳은 대부분 해발 4000m가 넘어 세계에서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아프가니스탄과 중국이 직접 맞닿은 유일한 지역이기도 하다. 양국 국경에 있는 와흐지르 고개는 해발 약 4920m에 자리 잡고 있으며, 중국은 이 일대에 철조망과 감시시설을 설치해 국경을 통제하고 있다.

탈레반은 이처럼 험준한 산악지형을 따라 중국 국경 바로 앞까지 도로를 놓았지만, 중국 측은 완공 이후에도 별다른 호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탈레반이 지난 4일 준공식에 중국 측 인사들을 초청했으나 참석자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해당 국경 통로의 개방 계획도 발표하지 않았다.

국경에 접근한 탈레반 대원들이 중국 국경수비대로부터 철수 경고를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프가니스탄 매체 아프가니스탄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 20일 소셜미디어에는 양국 접경 지역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중국 국경수비대가 출입제한 구역에 접근한 탈레반 대원들에게 즉시 떠나라고 경고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중 철조망과 감시카메라, 경비시설 등 중국 측의 국경 통제 시설도 영상에서 확인됐다. 

중국이 국경 개방에 소극적인 데는 아프가니스탄의 불안한 치안 상황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와칸회랑이 속한 아프가니스탄 바다흐샨주에서는 올해 탈레반과 반탈레반 무장단체 간 충돌이 이어졌다. 중국은 특히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활동하거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세력의 국경 침투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인 노동자를 겨냥한 공격도 중국의 안보 우려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말에는 아프가니스탄 영토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두 차례 공격으로,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댄 타지키스탄에서 중국인 5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탈레반은 2021년 8월 재집권한 뒤 중국과의 경제협력 확대를 모색해 왔다. 파키스탄에 집중된 무역 경로를 다변화하고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으로 향하는 육상 교역로 확보에 공을 들여 왔다. 그러나 중국이 국경 개방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새로 완공된 도로가 당장 양국 간 교역로로 활용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 란저우대 아프가니스탄연구센터의 주융뱌오 소장은 자유유럽방송(RFE/RL)에 국경 개방에 따른 안보·재정적 부담이 경제적 이익보다 크다며, 중국이 가까운 시일 내 통로를 개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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