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장에도 고용탄력성 0.10…청년 첫 일자리 감소
26일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한 'AI 대전환 시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공개포럼에서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장이 고용과 소득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고용탄력성은 0.10으로 2000~2025년 평균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고, 과거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8년(0.11)보다 낮았다. 고용탄력성은 경제성장률 대비 취업자 증가율로, 낮을수록 성장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작다는 뜻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중 피용자보수 비중도 지난해 2분기 47.9%에서 올해 2분기 41.1%로 떨어졌다.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의 청년 고용은 2022년 11월 이후 약 17% 감소했다. 노동연구원이 35개 직종을 조사한 결과 프리랜서가 맡던 업무를 기업이 AI로 처리하면서 초급 일감과 단가가 줄어드는 변화도 관찰됐다.
이는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성장에 비해 고용 증가가 작고, 호황에 따른 임금 상승 효과도 일부 원청기업에 집중되는 구조와 맞물려 있다. 기업들이 AI의 효과를 관망하며 해고 대신 신규 채용을 억제하면서 청년의 숙련 축적 기회까지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이 기존 인력을 대규모로 해고하기보다는 신규 채용을 억제하고 기존 인력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사회 전체적으로 신규 채용과 교육훈련이 필요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훈련·돌봄 소득 공백 메운다…'국민활동급여' 도입 제안
이에 AI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직업훈련과 경력전환, 육아돌봄 기간의 소득을 보장하는 '국민활동급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홍경준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존 직업훈련과 사회보험 제도가 정규직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노동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훈련과 돌봄으로 소득이 끊기는 기간을 국가가 보장해 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홍 교수가 제안한 국민활동급여는 18~64세 전 국민에게 가상의 '국민활동계좌'를 부여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한 직업훈련·육아돌봄 기간에 소득을 지원하는 제도다. 1단계 '국민역량기본급여'는 재직·이직자의 경력전환 훈련과 청년의 직업진입 훈련에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60~70% 수준을 최대 12개월 지급한다.
2단계에서는 고용보험 미가입자를 포함한 만 8세 이하 자녀의 부모에게 육아돌봄급여를 확대하고 지급기간을 생애 최대 24개월로 늘린다. 조세로 지급하는 정액급여에 사회보험 기여금 납부자에게 직전 소득의 80%까지 보충하는 급여도 추가한다.
홍 교수는 정액급여의 연간 소요 재원을 사용률 1%일 때 3조1000억원, 3~5%일 때 9조4000억~15조7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미래대응기금과 일반회계 등을 활용하고 2027년 제도 기반 조성, 2028~2029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30년 전면 시행하는 일정을 제시했다.
홍 교수는 "훈련과 돌봄으로 소득이 끊기는 기간을 국가가 보장해 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일자리를 잃은 후에 대응하는 방식에서 전환이 오기 전에 미리 투자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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