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GS엔텍, 모노파일 공장 준공...해상풍력 구조물 강자 노린다

  • 용잠공장 전용 자동화 설비 준공

  • 연간 생산능력 4만t→15만t 확대

  • "해상풍력 보관·운송 인프라 필요"

허태수 GS 회장사진 가운데이 26일 GS엔텍 용잠공장 모노파일 전용 자동화 생산설비 준공식 후 현장 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GS엔텍
허태수 GS 회장(사진 가운데)이 26일 GS엔텍 용잠공장 '모노파일 전용 자동화 생산설비 준공식' 후 현장 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GS엔텍]
정유·석유화학 설비를 만들던 공장이 거대한 해상풍력 구조물을 생산하는 첨단 제조기지로 탈바꿈했다.

26일 찾은 울산 GS엔텍 용잠공장. 길게 이어진 철판을 둥글게 말아 원통으로 만드는 설비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날 시험 제작 중인 원통의 외경은 9.6m, 철판 두께는 75㎜였다. 감탄사가 곳곳에서 나올 정도로 거대한 원통이었다. 이 원통을 옮기는 노란색 '그리퍼'는 최대 100t까지 들어 올릴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원통들을 차례로 용접해 연결하면 바다속에서 풍력발전기를 떠받치는 모노파일이 된다.

GS엔텍 용잠공장은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정유·석유화학 설비를 생산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GS그룹이 해상풍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낙점하면서 공장의 모습도 달라졌다. 국내 유일의 모노파일 제조사인 GS엔텍은 3000억원을 투입해 모노파일 전용 자동화 생산설비를 구축했으며 연간 모노파일 생산능력은 기존 4만t에서 15만t으로 3.75배 늘었다.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한 회사는 국내외 수주 확대와 함께 대형 기자재를 보관하고 설치 현장으로 운송할 배후항만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GS그룹 경영진이 26일 GS엔텍 용잠공장 모노파일 전용 자동화 생산설비 준공식 테이프커팅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왼쪽 4번째 허태수 GS 회장 3번째 홍순기 부회장 5번째 허철홍 GS엔텍 대표 사진GS엔텍
GS그룹 경영진이 26일 GS엔텍 용잠공장 '모노파일 전용 자동화 생산설비 준공식' 테이프커팅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왼쪽 4번째 허태수 GS 회장, 3번째 홍순기 부회장, 5번째 허철홍 GS엔텍 대표) [사진=GS엔텍]
GS엔텍은 이날 용잠공장에서 모노파일 전용 자동화 생산설비 준공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허태수 GS그룹 회장과 홍순기 부회장, 허철홍 GS엔텍 대표이사, 네덜란드 모노파일 전문기업 Sif의 쿤 보허스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모노파일은 대형 철판을 원통형으로 가공·용접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이다. 해저에 설치돼 풍력발전기의 타워와 터빈을 지탱한다. 최근 풍력터빈이 대형화하면서 모노파일도 더 크고 무거워지는 추세다. 용잠공장은 최대 외경 11m·길이 100m·중량 2500t의 모노파일을 제작할 수 있다.

공장에서는 철판을 이어 붙이는 작업부터 가공과 성형, 용접으로 이어지는 생산 공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길게 연결한 철판은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해 벤딩 설비에서 둥글게 말린다. 이후 이음부를 용접해 원통형 부재를 만들고, 이를 다시 연결해 모노파일의 형태를 갖춘다.

두꺼운 철판을 빈틈없이 붙이는 용접이 핵심이다. 현장 관계자는 용접 결함을 막기 위해 작업 전 철판을 약 100도로 예열한다고 설명했다. 원통 안팎을 용접하는 공정을 거치며,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때는 작업자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용 플랫폼에 올라 작업하도록 했다.

이 같은 생산체계는 GS엔텍이 2023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Sif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구축했다. 기존 화공기기 제작 과정에서 쌓은 대형 철판 가공·용접 기술에 모노파일 전용 설비와 공정 운영 경험을 접목했다.

생산설비 전환을 마친 GS엔텍이 다음 과제로 제시한 것은 공장 밖 물류 인프라다. 해상풍력 기자재는 크기와 중량 때문에 보관·하역할 수 있는 부두가 제한적이다. 해상 날씨에 따라 설치 일정도 달라지는 만큼, 제품을 미리 생산해 보관했다가 작업이 가능한 시기에 신속히 공급할 거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송원길 GS엔텍 CSEO는 이날 간담회에서 배후항만이 꼭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내 기업이 갖춘 생산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경쟁력을 높이려면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용 배후항만이 없다고 당장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GS엔텍은 울산항의 기존 부두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업마다 보관·운송할 부두를 별도로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 향후 해상풍력 발주 물량이 늘어날 것에 대비하려면 전용 거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CSEO는 "생산 차질보다는 매년 발주되는 물량을 맞추기 위해 배후항만 등 기본 인프라가 확충돼야 한다"고 밝혔다.
 
GS엔텍이 제작한 모노파일 사진GS엔텍
GS엔텍이 제작한 모노파일 [사진=GS엔텍]
GS엔텍은 국내 공급 실적을 바탕으로 일본 등 해외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영광낙월 해상풍력에 공급한 모노파일 64기는 올해 6월 전량 설치를 마쳤다. 지난 9월에는 504MW 규모 태안 해상풍력 사업에 모노파일 37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태안 물량은 2027년 7월 제작을 시작해 2028년 8월까지 순차 납품할 예정이다.

추가 수주 목표는 국내 프로젝트 2~3개와 일본 프로젝트 1~2개다. GS엔텍은 2028년 중반부터 2030년까지 나올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생산 여력을 고려해 수주에 나설 방침이다.

허철홍 대표는 "Sif의 기술력과 GS엔텍의 제조 역량을 결합해 품질과 납기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에서 쌓은 사업 실적을 바탕으로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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