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도 원화 강세…"연말까지 환율 더 내린다"

  • 반도체 수출 호조·경기 회복 기대에 원화 가치↑

  • 美 중간선거·연준 불확실성에 단기 반등 가능성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달러화 강세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화가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까지 내려온 뒤 1340원대로 소폭 반등했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와 국내 경기 개선 등에 힘입어 연말까지 추가 하락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30분 전장 주간거래 기준가 대비 9.5원 오른 1343.8원에 거래됐다. 환율은 지난 6월 1550원대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달 1320원대 초반으로 내려가며 연저점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외환시장에서는 글로벌 달러화 강세 압력에도 원화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위험 등이 달러화 가치를 지지하는 상황에서도 원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며 환율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꼽힌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수출 확대에 따른 외화 유입이 원화 강세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수요가 확대될 경우 외환시장에서 달러 공급이 늘어나면서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경기 회복 기대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0% 성장했다. 한은이 지난 8월 제시한 전망치(0.3%)를 0.7%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 호조가 성장을 이끌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환율 하방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과 물가 상승 압력 등을 고려할 때 이달 한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금리 상승은 원화 자산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을 높여 원화 강세를 뒷받침할 수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최근 원화 가치가 실효환율 기준으로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언급한 점도 주목된다. 실효환율은 주요 교역상대국 통화에 대한 원화의 상대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원화가 실효환율 기준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원화 가치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전문가는 환율 하락세를 전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4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기존 1350원에서 1320원으로 30원 하향 조정했다. 달러화 강세에도 원화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인 점을 반영한 것이다. 연말까지 기술적으로 예상되는 환율 범위도 1250~1390원으로 낮춰 제시했다.

다만 환율이 하락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미국 중간선거와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위험 등이 달러화 강세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환율이 단기간에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한 데 따른 레벨 부담도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달러 압력이 점진적으로 완화된다면 환율 하단이 더 열릴 것"이라면서도 "최근 급격하게 낮춘 레벨 부담과 연말까지 남은 기간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하는 경로에서도 1270~1280원 부근에서는 하방 경직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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