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브랜드' 딱지에 무너진 베이징현대…BYD도 시험대

  • 저렴한 가격 앞세워 개인택시 시장 확대

  • 높은 수리비·부품 수급도 과제

중국 선전 바오안국제공항 승차장에 BYD 택시가 정차하고 있다사진오주석 기자
중국 선전 바오안국제공항 승차장에 BYD 택시가 정차하고 있다.[사진=오주석 기자]
BYD 전기차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내 개인택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특히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신뢰 부족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저가·영업용 차량 이미지가 고착화하고 수리비와 부품 수급 문제가 이어지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한 현대차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택시용 BYD 판매량은 300대를 넘어서며 전년보다 15배 이상 급증했다. 대구에서는 올해 2월 BYD 택시가 처음 도입됐는데 현재 15대까지 늘었다. 대구개인택시조합 통계를 보면 차종별로는 씨라이언 7이 10대로 가장 많고 씰 3대, 아토3 2대 등이다. 대부분 국산 경쟁 전기차보다 10~20%가량 저렴한 데다 성능도 준수해 인기다. 

이에 대해 BYD는 국내 개인택시 기사들에게 선택을 받고 있는 상황을 환영하면서도 택시·렌터카 법인에 대한 대규모 공급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영업용 차량 이미지가 강해지면 향후 고급 승용차 시장에 진출하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진출 초기에 다수 택시·렌터카 법인과 차량 공급을 논의했지만 거래를 진행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YD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가 영업용 차량으로 고착되면 나중에 벗어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우선은 개인 고객을 중심으로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BYD가 영업용 차량 공급에 신중한 배경에는 과거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겪었던 반면교사가 있다. 현대차는 2000년대 초 중국 진출 당시 베이징자동차와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를 설립하고 엘란트라(아반떼)와 쏘나타를 현지 택시 시장에 공급하며 초기 판매 기반을 확보한 뒤 급성장을 이뤘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 성장세가 꺾였고 여전히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택시용' 차량 인식이 강해진 탓에 프리미엄 브랜드 도약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BYD 현지 택시
중국 선전에서 탑승한 BYD 택시.[사진=오주석 기자]
현재 중국 베이징에서는 과거 운행하던 베이징현대 택시는 찾아보기 어려워졌으며 선전에서는 BYD 전기택시 e6가 주를 이루고 있다.

국내 택시 시장에 진출한 BYD 역시 저가·영업용 차량 이미지가 고착되면 비슷한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욱이 높은 수리비와 부품 수급 문제 역시 당장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택시는 운행을 통해 수익을 내는 영업용 차량인 만큼 사고 이후 수리가 지연되면 수리비뿐 아니라 영업 중단에 따른 손실까지 발생하는 구조다.

김삼훈 대구개인택시조합 현풍지소장은 "최근 BYD 차량을 구매한 택시 기사가 범퍼 접촉 사고를 낸 뒤 수리비가 500만원 넘게 나왔다. 부품 조달에도 열흘에서 보름 정도 걸리기도 한다"며 "택시는 하루라도 빨리 수리해서 운행해야 하는데 보름 동안 일을 하지 못하면 그만큼 영업 손실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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