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저 2.0% 기준금리 인하 효과 실종
코스피 1180선 붕괴ㆍ환율 1400원대 돌파
한국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사상최저인 2.0%로 인하했으나 '유동성함정'에 대한 우려 속에 주가는 떨어지고 환율은 뛰면서 통화정책이 시장에서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
이는 기준금리를 내리고 자금을 풀어도 시중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가계와 기업에서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지 않는 유동성함정에 대한 경계심리가 확산되면서 통화정책 효과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0.34포인트(-0.86%) 내린 1179.84를 기록하며 1180선이 무너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0.5원 오른 1404.0원으로 거래를 마쳐 작년 12월9일 1447.0원 이후 2개월만에 1400원대 위로 치솟았다.
◆유동성함정 우려 투심위축=증권가에선 유동성함정에 빠졌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기준금리가 사실상 한계치 근처까지 떨어졌다는 인식이 투자심리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동성함정은 기준금리를 내려도 시중금리가 전혀 반응하지 않은 상황을 일컫는다"며 "단기금리를 중심으로 시장금리가 크게 떨어진 만큼 현재 상황을 유동성함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직 회사채 금리는 충분히 떨어지지 않고 있지만 시중금리가 전반적으로 내리고 있기 때문에 유동성 함정에 빠졌다고 보기는 무리라는 이야기다.
실제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9월말 5.83%에서 전날 현재 2.92%로 2.91%포인트 하락했다. 91일물 기업어음(CP) 금리도 같은 기간 6.67%에서 3.78%로 2.89%포인트 내렸다.
현재 2.0%인 기준금리는 최저 1.5%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시장에서 점쳐지고 있다.
이영곤 연구원은 "향후 한은이 최대로 쓸 수 있는 금리인하 폭은 0.5%포인트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른바 유동성함정에 해당되는 기준금리가 1.5%선이라는 데 시장에서 공감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스권 등락 장세 예상=증시는 미국 구제금융안에 대한 실망감과 연나흘 하락에 따른 반발심리가 충돌하며 박스권 등락이 예상되고 있다.
금리인하 효과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부각될 수 있는 뚜렷한 호재나 악재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장세에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가흐름이 예상되는 경기방어주나 정책수혜주, 중국증시 상승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매매를 압축하는 게 유리해 보인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한 증시는 당분간 제한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경기방어주 위주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증시와 동조화나 미국 경기부양 효과 가시화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부양책이 점차 구체화되고 한ㆍ중 증시 동조화가 나타날 경우를 대비해 정책수혜주와 중국관련주 중심으로 관심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수혜주와 중국 관련주로 분류되는 기계, 건설, 철강금속, 화학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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