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경제의 소비를 주도해왔던 이른바 베이비 붐 세대들이 소비를 크게 줄여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은퇴기에 접어든 데다 최근 경기침체가 겹쳐진 탓이다.
MSNBC는 27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독일의 고급승용차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 베이비 붐 세대의 소비 열풍에 힘입어 지난 2006년에 미국에서만 25만대가 팔렸으나 이후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역사상 가장 부유한 세대인 베이비 붐 세대가 소비를 줄이고 절약 모드로 돌아서면서 향후 상당 기간 소비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방송은 컨설팅회사 맥킨지를 인용해 만약 미국 전체인구의 3분의 1에 가까운 7900만명이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릴 경우 경기회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렇게 되면 1965년 이후 3.2%에 달했던 평균 성장률이 향후 30년간 2.4%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임박한 상황에서 벤츠 등 자동차업체와 고급백화점, 고급 의상업체 등 지금까지 베이비 붐세대를 주로 겨냥했던 주요 업종들이 지출 축소에 대비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베이비 붐 세대들은 유례없는 호황을 통해 쌓은 부를 누리면서 필요한 경우 빚을 내 소비를 즐겼다. 하지만 최근 경제위기로 한순간 상황이 변하면서 생활습관이 불가피하게 변했다는 것이다.
맥킨지에 따르면 베이비 붐 세대의 경우 소비가 최대치에 도달한 때가 54세로 이전세대의 47세보다 늘어났다. 따라서 주요 업체들 상당수가 오랫동안 베이비 붐세대에 판매전략을 맞춰왔다.
그러나 베이비 붐 세대의 소비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많은 업체들이 서둘러 신세대로 판매 목표를 바꾸고 있다.
베이비 붐세대의 고급 고객들을 겨냥했던 의상 디자이너들도 이제는 20~30대를 겨냥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벤츠사도 새로운 시장상황을 파악하기위해 20~32세 사이 500명으로 구성된 '벤츠 세대'라는 평가단을 모집하는 등 신세대 고객 유치전략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
베이비 붐 세대의 구매력 감소가 경제에 주는 영향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 붐세대를 대체할 구매집단이 당장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1964~1980년 사이에 출생한 X 세대의 경우 전체 규모는 베이비 붐 세대의 3분의 2 정도이나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지연되고 최근 위기로 각종 연금이 고갈되면서 그들의 주 지출시기 역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또 1981~1994년 사이 출생한 Y 세대는 현재 14%가 실업상태이고 따라서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돼야 구매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