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 '비타민' 잘 팔리는 이유는?

   
 
 
경기회복 신호가 잦아지자 시장은 경기침체의 승자를 꼽느라 분주하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기업은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 이 회사는 올 들어서도 인도와 중국 등 신흥시장을 무대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비용부담으로 최근 아이슬란드에서 철수하기로 했지만 지난 3분기 순익은 일년 전보다 6% 가까이 늘었다.

눈에 띄는 건 '정크푸드'의 대명사인 맥도날드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사이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비타민' 제품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미국 비타민 제품 제조사 비타민숍(The Vitamin Shoppe)은 지난달 28일 기업공개(IPO)를 통해 1억5460만 달러를 끌어모았다. 1970년대 뉴욕의 작은 상점에서 출발한 비타민숍은 현재 미국 전역에 434개의 체인을 거느리고 있다. 반면 일반 소매업체는 지난 2년간 IPO시장에서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워싱턴포스트(WP)지가 운영하는 온라인 저널 슬레이트(Slate)에 따르면 비타민ㆍ미네랄ㆍ건강보조제의 머릿글자를 딴 VMS시장 규모는 연간 250억 달러에 달한다. 슬레이트는 최근 VMS시장이 경기침체 속에서도 급성장하고 있는 배경에 대한 분석을 실었다.

사회학자인 리처드 플로리다는 VMS산업이 뜨는 이유가 사람들이 이전보다 건강에 더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경기침체로 씀씀이를 줄인 이들이 건강에 해롭거나 돈이 많이 드는 습관을 절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변화를 '거대한 재설정(Great Reset)'이라고 불렀다.

치솟고 있는 실업률도 VMS시장의 활기를 더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인력 감축이 이어지면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실업자들이 처방제제보다 비용부담이 덜한 비타민제 등으로 건강을 챙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슬레이트는 미국 대형 할인점 월마트나 약국 체인 월그린의 비타민제 매출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퇴기에 접어든 베이비붐세대도 VMS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후 경제 성장기의 혜택을 두루 누리며 성장한 베이비붐세대는 풍요로운 성장기를 보낸 만큼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

뉴트리션비즈니스저널(Nutrition Business Journal)에 따르면 2001~2008년 건강보조제 매출은 연율 기준 4.9% 증가했다. 저널은 올해 매출은 5.8%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비타민숍은 "건강보조제 매출 급성장을 주도한 것은 베이비붐세대를 포함한 50대 이상 고객"이라며 "웰빙을 추구하는 이들은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이 더 나아지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별 업체들의 매출에도 일제히 파란불이 켜졌다. 미국 대형 건강보조식품업체 네이처스바운티(Nature's Bounty)의 지난 2분기 VMS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 늘었다. 전 세계에 442개의 체인을 보유한 이 회사 주가는 수익률 기준으로 지난 2년간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 편입 전 종목을 앞섰다.

비타민숍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2002년 한 사모펀드그룹에 소유권을 넘긴 이후 급성장했다. 2005~2008년 171개의 매장을 새로 열었고 같은 기간 매출은 4억3650억 달러에서 6억150만 달러로 38% 증가했다. 2006~2008년 동일 점포 매출 역시 연 평균 6% 늘었다.

충성 고객도 늘어나고 있어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비타민숍에서 구매 경험이 있는 온라인 고객은 지난해 15% 증가했고 지난 1분기 동일점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늘었다.

크리스마스시즌도 VMS업계에겐 대박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슬레이트는 "올 겨울에는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그나마 지갑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목을 맞은 일반 소매업체들도 그나마 팔리는 VMS 제품들로 진열장을 채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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