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변정일 JDC 이사장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제주가 싱가폴과 홍콩을 능가하는 국제자유도시로 도약하려면 전 세계 투자자를 불러모으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투자자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맺어 나가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

지난 2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 집무실에서 만난 변정일 이사장(사진)은 외국자본 투자 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변 이사장은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규제와 권한을 확보하면서 기업활동에 충분한 지원 조건을 갖춰왔을 뿐 아니라 제주가 가진 관광수요와 지정학적 위치는 기업하기에 더 없이 좋은 환경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가 적고 접근성이 용이하지 못한 점, 규제 완화가 더디고 기업활동 인프라가 적다는 점 등 그동안 제주를 외면하게 한 여러 요소들이 더 이상은 문제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별 맞춤형 지원 시스템을 가동해 JDC의 핵심 프로젝트 사업에 투자하는 기업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일 것"이라며 "JDC의 지원 의지를 믿고 투자를 결정한 만큼, 사업 성공의 신화를 이룰 수 있도록 모든 행정 절차와 인프라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만 변 이사장은 제주의 외자유치가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만 비춰지는 것에 대해 섭섭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외국기업 투자 유치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국가 차원에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털어놨다.

외자 유치가 본질적으로는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보다 나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경쟁력 갖춘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해 불철주야 진력하는 변 이사장을 만나 JDC의 추진 사업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JDC를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JDC는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전담기구다.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완성하는 '디자이너'이자 국내·외 투자자를 유치하는 '세일즈맨'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제주가 홍콩과 싱가포르와 같이 기업 활동의 편의성이 최대한 보장되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과 상품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도시를 거듭날 수 있도록 6대 핵심 프로젝트를 선정·추진하고 있다.  

△제주도가 추진하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에 대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가 '조건부 수용' 의견을 밝히면서 제주헬스케어타운이 주목을 받았는데.

제주도가 동북아 관광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의료분야에 대한 개방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본다. 의료와 휴양의 접목이 가능해져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총 7845억원이 투입되는 제주헬스케어타운(153만9013㎡)은 오는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1단계로 2011년까지 헬스케어와 휴양 기능을 특화시킨 '의료·휴양단지(웰니스파크)'가 준공된다. 이어 2013년에는 전문병원을 유치해 첨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복합단지(메디컬파크)'가, 2013~2014년에는 의료 관련 연구를 진행할 '복합연구센터(R&D파크)'가 각각 조성된다. 

JDC는 현재 개발사업 승인을 위한 행정절차 및 토지보상을 진행 중에 있으며, 내년부터 합작법인 설립과 기반시설공사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 추진 과정과 향후 계획은.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 착공식이 이사장 취임 직후인 올해 6월에 열렸다. 착공식 이후 도시개발, 명문학교 유치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냈고, 지금은 2011년 시범학교 3개교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영국의 사립학교인 NCLS, 캐나다의 사립학교인 브랭섬 홀(Branksome Hall)과 제주영어교육도시 진출 관련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제주 진출이 가시화 단계인 미국의 세인트 알반스(St. Albans) 및 세인트 조지(St. George’s) 등도 확정된다면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도시 내에는 초·중·고 12개교의 국제학교와 영어교육센터, 외국교육기관, 주거 및 문화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는 기러기아빠로 대변되는 이산가족 현상을 막고, 해외유학으로 인한 국가적 경제손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동시에 국민들이 수준 높은 선진교육제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꼽는 제주와 JDC 핵심 프로젝트의 투자 매력은 무엇인가.

외국인 투자자들은 제주의 가장 큰 매력이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요충지'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제주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인구가 세계 인구의 34%를 차지하고 있으며, 도래할 2020년에는 경제 규모가 전 세계의 3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가 '골든 마켓(Golden Market)'으로 손꼽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휴양형 주거단지 조성사업과 신화역사공원 건립에 각각 18억 달러, 2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말레이시아의 버자야그룹 탄스리회장은 "제주의 자연환경과 함께 지정학적 위치가 동북아의 주요 도시와 2시간 거리에 있어서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JDC와 버자야그룹은 합작법인인 '버자야제주리조트(BJR)' 설립을 추진 중이다. 서귀포시 예래동 일대 74만4000㎡의 부지에 콘도미니엄과 카지노호텔, 쇼핑시설, 메디컬센터 등을 총망라한 휴양형 주거단지를 짓는 프로젝트다. 

버자야그룹이 추진 예정인 신화역사공원 H지구에는 세계 각국의 식·음문화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식음테마파크 시설(차이나타운과 유럽존, 미구존, 동남아존 등)이 도입된다. J지구에는 신화와 역사적 요소가 결합된 테마파크가 조성될 예정이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사업도 사업부지 분양과 함께 2010년 1월에 지원시설이 완공될 계획이다. 현재까지 입주 계약이 체결된 기업으로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스트소프트 등 32개사가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원과 한국해양연구원도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JDC가 추진하고 있는 핵심 프로젝트가 완료된 이후 제주의 미래를 전망해 본다면. 더불어 우리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은.

헬스케어타운과 영어교육도시, 휴양형 주거단지 조성산업, 첨단과학기술단지, 신화역사공원, 서귀포 관광미항사업 등 6대 핵심프로젝트의 성공은 곧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성공으로 귀결된다고 본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예상한다.

헬스케어타운과 제주영어교육도시 설립에 따른 연간 정주인구 및 방문인구 증가로 인해 도내 유동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는 다양한 소비활동과 서비스 수요를 촉발시켜 지역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할 것이다.

아울러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닌 관광지역 이미지에 교육과 첨단기업도시 라는 상징성이 가미돼 국내·외적으로 제주의 브랜드 가치가 한층 높아질 것이다.

국가적으로는 외화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
 

◆변정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약력
-1942 제주 출생
-1960 오현고등학교
-1964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
-1967 서울대학교 사법대학원 법학 석사
-1970.10 ~ 1973.03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1979.04 ~ 1980.10 제10대 국회의원(국회교통체신위원회 간사)
-1988.09 ~ 1992.01 헌법재판소 초대 사무처장
-1992.05 ~ 1996.05 제14대 국회의원(건설교통위원회 위원)
-1996.05 ~ 2000.05 제15대 국회의원(국회윤리특별위원장, 국회법제사법위원장)
-2004.10 ~ 2008.02 법무법인 한별 대표변호사
-2008.07 ~ 2009.05 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
-2009.05 ~ 現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대담=임춘성 증권부장
정리=변해정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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