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 경제인들의 관심은 한마디로 “세계경제는? 그리고 한국경제는?”이 되지 않나 싶다. 새해에 세계경제는 어디로 흘러갈 것이며 또 우리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쉽게 얻을 수 없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문제는 어떻게 해결될지 잘 알 수 없을 것 같다.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위상은 여전히 불안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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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철 성균관대 교수 |
출구전략시기가 잘 못됨으로써 高인프레 아니면 高실업률이 한국경제를 강타할 수도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은 高인플레 압력을 어느 정도 내릴 수 있겠으나 700조원 이상의 가계부채를 지고 있는 서민대중의 부담을 심각한 수준으로 올려놓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원유의 배럴당 달러가격의 급등은 언제든지 100% 수입에 의지하는 우리경제를 위기상태로 몰아갈 수도 있다. 만일 이러한 우리의 우려가 모두 실현되면 새해 우리경제는 상당히 어렵게 될 것이다.
글로벌 불균형, 고실업, 인플레, 에너지 절약, 친환경성장 등의 경제변수를 개별적으로 한 개씩 짚어보면 쉽게 풀릴 문제는 한 개도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경제변수 간의 특별한 관계를 잘 이해하면 어느 정도 당면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글로벌 불균형을 고치려고 단기에 미국이 소비와 수입을 줄이면 중국과 한국 등의 신흥국들의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될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른 글로벌 경제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신흥국들이 에너지 소비를 대폭 줄이면 석유수출국들이 부도사태를 맞게 됨으로써 세계경제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렇듯 글로벌 시대의 세계경제는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고 상호의존성도 매우 높다.
국내 거시경제차원에서 실업과 인플레는 상충관계에 있다. 실업을 줄이려고 정부지출과 통화량을 늘이면 인플레가 올라간다.
인플레를 내리려고 금리를 올리면 기업투자가 위축되어 실업이 올라간다. 이렇듯 거시경제 변수 간에는 상충관계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시카고 대학의 밀턴 프리드만 교수는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이며 세상만사는 선택의 문제라고 하였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마땅히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국가 간의 상호의존성을 서로 인정하고 활용하면 그리고 경제변수 간의 상충관계를 이용하면 의외로 경제 불확실성을 줄이면서 개별 국가는 당면한 경제문제를 조금씩 풀어갈 수 있다.
예컨대, 미국의 소비자들은 오래 동안 익숙해진 자신의 소비패턴을 단기간에 바꿀 수 없다. 자신의 의지와 정부 유인책에 따라 바꿀 수 있으나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면 중국을 비롯한 대미흑자 국들이 자신들의 화폐가치가 외환시장에서 절상되게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당사국들은 올해 6월 캐나다에서 그리고 11월 한국에서 개최될 G20 정상회의를 통하여 각자의 비용과 편익을 계산하면서 상호협력과 조정을 해나갈 수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실업과 인플레의 상충관계를 이용하면 출구전략의 적정시기문제도 풀어 볼 수 있다.
정부 주도의 거시경제 확대정책은 결국 인플레를 수반한다. 그러므로 어느 시점에서 반드시 멈추어야 한다.
그런데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필요하면 금방 수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물가압력은 예전보다 천천히 조성된다. 그래서 그만큼 더 시간을 가지고 고용창출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이렇듯 경제변수의 상호관계를 이용하면 불확실하게만 느껴지던 미래경제도 그 윤곽이 조금씩 나타나게 된다. /김인철 성균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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