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전문 항공사 에어제타(구 에어인천)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품은 뒤 내홍에 휩싸였다. 기존 에어인천과 아시아나 출신 조종사 간 시니어리티(연공서열) 재편을 둘러싸고 입장 차가 큰 탓이다. 일부 조종사는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구 에어인천 조종사로 이뤄진 에어제타조종사노조는 최근 회사를 상대로 고용노동부에 대한 진정을 비롯해 민사소송 제기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아시아나 화물사업부와 합병한 후 회사가 정한 시니어리티 적용 방침이 부당하다는 게 골자다.
앞서 지난해 8월 당시 에어인천은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인수해 '에어제타'로 출범한 바 있다. 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과정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등이 아시아나의 화물사업부 분리 매각을 조건으로 제시한 데 따른 절차였다. 이에 에어인천이 최종 인수를 결정했고, 대한항공에 이어 국내 2위 화물항공사로 거듭났다.
현재 에어제타는 합병 이후 조종사 시니어리티를 지금까지의 비행 경력만 기준으로 삼아 재편하는 방침을 세웠다. 사실상 상대적으로 연차가 더 높을 수밖에 없는 아시아나 조종사가 기존 에어인천 조종사보다 연공서열상 모두 앞서게 되는 셈이다. 에어제타조종사노조가 회사 방침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나선 이유다.
에어제타조종사노조 관계자는 "에어제타는 53세 이상이 되면 기장이 될 수 없다"면서 "이번 시니어리티 조정으로 인해 최소 5년 이상 최대 10년까지 승급이 늦어질 것이라는 게 조종사 내 공통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기존 에어인천 조종사 중 승급을 앞뒀던 부기장 나이가 50세라면 기장 승급은 불가능해졌다는 의미다.
회사는 이러한 내부 논란을 의식한 듯 시니어리티 재편 관련 컨설팅까지 받았지만, 공식 방침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에어제타조종사노조는 예상보다 크게 낮아진 근로 조건 기대치 등 방향에서 법리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소송을 검토 중이다.
조종사 노조가 시니어리티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직무 특성상 그 영향이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조종사 직무는 근무 기간에 따라 기장, 부기장 등 승진 체계가 나뉘고, 항공사마다 세부 기준도 조금씩 다르다. 시니어리티가 바뀌면 승급 시점은 물론 비행 스케줄과 기종, 근무지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에어제타 사례는 향후 항공업계에 전반적인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르면 연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물리적 통합이 예정돼 있고, 이후 저비용항공사(LCC) 3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합병도 추진될 예정이어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제타는 조종사 시니어리티 재편에 대한 첫 사례일 뿐"이라며 "시니어리티가 제대로 정리되지 못하면 결국 조종사들 피해만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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