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두 세 달 전만 하더라도 1순위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인기 택지개발지구(신도시)에서 조차 미달 사례가 나오는가 하면 분양권 시세도 급락하고 있다. 꾸준하게 줄어들던 미분양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7일 국토해양부 및 업계에 따르면 미분양 아파트는 작년 11월말 현재 12만2542가구로 전달(12만437가구)에 비해 2105가구가 늘어났다. 미분양 아파트가 다시 증가한 것은 8개월만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미분양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는 2만2865가구로 전달보다 3017가구가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김포한강신도시와 고양 삼송지구 등에서 분양한 아파트가 상당수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도권 미분양 적체는 당분간 심화될 가능성도 높다.
아파트의 분양권 시세도 급락하고 있다. 지난해 동작구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는 웃돈이 최고 1억2000만원까지 올라갔다가 지금은 4000만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또 청약열풍이 불었던 인천 청라에서도 분양가로 팔겠다는 매물이 나오고 있다.
팔겠다는 사람은 있지만 매수세는 실종되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처럼 새해들어 나타나고 있는 청약시장 한파와 분양권 약세 현상은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강화된 대출규제와 일시적인 공급과잉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 114 부장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이후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된데다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물량이 수도권 택지지구 등을 중심으로 짧은 기간에 대규모로 공급되고 있다"며 "보금자리주택까지 공급되면서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진 것도 한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광교신도시 등 이미 검증된 지역을 제외하고는 당분간 고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 경기·인천 거주자도 서울지역에 청약할 수 있게 바뀌는 것도 수도권 신도시 분양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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