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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는' 우리銀 VS. '느긋한' 산업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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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0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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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이 아시아나 지분을 금호석유화학에 넘긴 것과 관련,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산업은행의 기싸움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금호산업이 아시아나 지분을 '헐값'에 넘겨 기업가치가 훼손됐다며 속을 태우고 있다.

반면 산업은행은 워크아웃을 앞두고 계열사끼리 지분을 넘기는 일은 흔한 일이라며 느긋한 모습이다.

7일 금융권과 채권단에 따르면 우리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조만간 협의를 통해 경영권 프리미엄 액수를 정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회의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채권단과 회의를 열 것"이라며 "워크아웃 신청 직전에 지분을 넘긴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채권단 협의를 통해 꼭 금호측으로부터 추가금액을 받아내겠다"며 "경영권 프리미엄도 받지 않고 매각한 것은 금호산업에 대한 말그대로 사해행위"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무엇보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최대한 빨리 시행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우리은행과는 달리 한 발 빼는 태도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워크아웃 직전 계열사들끼리 회생을 위해 지분을 주고 받고 할 수 있다"며 "우리은행의 요구대로 될지는 다른 채권은행이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채권단 협의를 거쳐야겠지만 우리은행의 요구대로 결국 금호그룹이 프리미엄에 대한 추가금액을 내게 될 것"이라며 "빠른 경영정상화가 시급한 마당에 채권단 갈등 등 소모적인 논쟁은 필요치 않다"고 못박았다.

한편 전문가들은 채권단 간 이해관계가 달라 금호산업 사태의 진통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우리은행 입장에서 금호산업의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을 우려, 채권단 회의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강력하게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실제로 지난 6일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결정 때와는 달리 금호산업 워크아웃 회의 분위기가 엄청나게 냉랭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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