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포겔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1월호에서 "2040년 중국의 경제 규모가 123조 달러로 성장, 전 세계 국내총샌산(GDP)의 4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2040년 미국은 전 세계 GDP의 14%를 차지하는 데 머물고 유럽연합(EU)의 비중 역시 5%로 처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 칼럼리스트인 고든 창은 최근 기고한 칼럼에서 포겔이 중국의 성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포겔이 중국의 고속 성장 동력으로 꼽은 것은 대략 5가지다. 그 가운데 첫번째는 교육열. 그는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이 1998년 고등교육 지원을 확대한 이래 중국의 고교 진학률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30년 뒤엔 중국 고교 진학률이 100%에 달하고 대학 진학률도 5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창은 포겔이 중국의 교육시스템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진타오 주석이 여전히 고등교육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강화하고 있는 것은 체제 유지를 위한 막시즘과 공산당 사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또 중국 교육계에 만연한 부패와 창의성을 갉아먹는 커리큘럼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겔은 지방에서 한창인 도시화 열기도 중국 경제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중국 전체 인구의 55%가 집중돼 있는 지방이 도시화하는 과정에서 산업생산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창은 향후 30년간 도시화 속도는 과거 30년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시화 주역인 저임금 지방출신 노동자의 공급이 경기침체 이후 끊겼다는 것이다. 그는 임금수준도 크게 올라 값싼 노동력을 기대하고 지방에서 활로를 찾으려던 기업들이 베트남 등지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겔은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서비스 부문 역시 중국 경제의 급성장 배경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창은 중국 국가통계국(NBS)이 서비스 부문 생산 실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중국 전체 GDP의 과대평가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겔은 또 중국 정부의 정치 시스템 개선 의지도 경제 성장세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기술관료와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등 과거보다 유연해진 중국 정부의 자세에 후한 점수를 줬다.
반면 창은 중국 정부가 오히려 과거보다 강경해졌다고 주장했다. 소수민족의 분리운동에 대한 탄압이 단적인 예다. 그는 중국의 개혁은 어디까지나 1당 독재체제를 유지하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겔 교수는 끝으로 오랫동안 억눌려 있던 소비자 가치에서 희망을 찾았다. 중국에서도 소비자의 요구가 중요시되면서 세계의 공장이 세계의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정부도 앞으로는 내수가 중국 경제 성장의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내수 확충을 위한 정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창은 중국의 잠재 소비력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그는 과거 중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했지만 최근 하락세를 보이며 30%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창은 중국 정부가 투입한 경기부양자금의 상당 부분이 인프라나 기업 설비 확충에 쓰이면서 중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출주도형 정책 속에 저평가된 위안화도 내수 증대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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