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FRS(국제회계기준) 도입을 1년 남겨두고 기업들의 준비가 분주한 가운데 업종별 수혜가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연결재무제표 중심의 공시체제로 변화하는 한편 자산, 부채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 확대, 현재를 기준으로 한 평가 및 경제 원칙을 강조한 회계처리 방식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우량자회사들을 많이 보유한 기업이나 지분법이익이 많이 발생하거나 토지,건물 등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13일 우리투자증권은 'IFRS도입에 따른 업종별 기상도'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항공.해운업, 은행업, 자동차,IT(전기전자) 업종은 중립 이상의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는 반면 조선업, 건설업, 손해보험업은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IT, 연결재무제표로 최대 수혜 예상
전문가들은 K-IFRS 도입으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으로 자동차·IT 등을 꼽는다.
삼성전자, 삼성SDI, LG전자 등 일부 기업이 남들보다 앞서 올해부터 조기도입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연결재무제표 작성에 따라 기존에 제외됐던 다수 해외법인들이 포함돼 우량한 회사가 많은 그룹사의 경우 재무제표가 더욱 알차질 전망이다.
한슬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재무제표 연결범위 확대에 따라 해외 자회사를 많이 거느리고 있는 기업들에게 큰 수혜가 기대 된다"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된 국내 기업들과 글로벌 기업과의 비교도 용이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해운업, 외화환산손실 부담 해소
항공·해운업은 환율 변화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부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전망이다. 현행 회계기준에 따르면 대부분의 매출과 매입이 외화로 결제되고 있어도 회계장부 작성 시와 결산이 당시 환율로 환산해야하므로 통상 외화환산 손익이 발생하게 된다.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기능통화 회계제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기능통화 회계제도란 연중에는 회계장부를 기능통화로 작성,관리하고 결산일에 원화로 환산하는 회계제도다.
한 연구원은 "주된 영업활동이 해외에서 이뤄지는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기능통화 회계제도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변동에 따른 재무제표의 왜곡이 없기 때문에 거래 실질을 보다 잘 반영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업, 자산·부채 증가 및 충당금 감소 효과
은행업은 자산 증가와 대손충당금 감소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K-IFRS는 거래 실질에 기반을 둬 회계처리를 하기 때문에 매각된 채권의 실제이익 및 리스크가 반영되지 않아 재무제표상 자산이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가령, ABS(유동화증권)발행을 위해 설립된 SPC(특수목적회사) 등에 매각된 채권이라도 실질적인 거래 이력이 없으면 채권이 매각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대손충당금도 K-IFRS는 현시점의 발생손실을 기준으로 적립하도록 하고 있어 금융기관의 충당금 적립의무가 감소할 전망이다.
◆조선·건설·손보업 부채율 및 세금 늘어
조선.건설.손해보험업은 수익이 추후에 반영되는 업종 특성상 기존보다 부채비율 및 과세 부담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건설업의 경우를 살펴보면 K-IFRS 적용시 분양공사는 부동산 구매자에게 인도되는 시점에 수익으로 인식된다. 건설계약이 아닌 일반재화 판매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결국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사업초기에는 발생하지 않다가 완공 이후 분양시점에 손익이 일시에 반영돼 손익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공사 진행률에 따라 반영되던 수익을 공사완료시까지 분양선수금으로 인식하게 되므로 부채비율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손해보험업은 일반 보험금과 별도로 적립되는 '비상위험준비금'에 대한 계정항목이 부채에서 자본으로 변경돼 과세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슬기 연구원은 "회계정보 신뢰도 증가 및 회계기준이 글로벌화 되는 등 긍정적 의미가 있는 한편, 자율권을 많이 부여한 원칙 중심의 회계처리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 기업 간 비교시 어느 정도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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