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단지는 지난해 중순보다 최고 9000만원 가량 올랐지만 매물은 나오는 대로 소진됩니다. 그만큼 대기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 서판교 지역의 동서축 중심도로. 사람도 차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성남시 백현동 P공인 관계자는 이 같이 말했다.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등지의 전세가가 오르자 판교신도시와 분당의 전세물건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내년 신분당선 개통 예정으로 강남까지 15~20분 가량이면 도달할 수 있는 데다 서울보다 저렴한 새아파트를 찾는 전세수요 때문이다. 분당은 지난해 12월 중순보다 3000만원, 판교도 한달 만에 최고 9000만원이나 급등했다. 사정이 이런 데도 매물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판교신도시 백현동 백현마을 휴먼시아 109㎡(공급면적)의 전세가는 현재 2억7000만~2억8000만원으로 지난해 중순보다 최고 9000만원 급등했다. 이는 1월 초에 비해서도 5000만원 가량 오른 가격이다.
삼평동 봇들마을 휴먼시아 이지더원 106㎡는 12월 중순까지만 해도 2억2000만~2억300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5000만~7000만원 가량 올라 2억8000만~3억원 선이다.
서판교 대우푸르지오 106㎡도 1개월 만에 4000만~6000만원 가량 상승해 현재는 2억6000만~2억7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J공인 관계자는 "이미 크게 오른 가격에 계약을 맺었지만 가격을 더 쳐주겠다는 수요자가 생기면서 집주인들이 난감해하는 상황도 벌어진 적 있다"며 "올해는 입주물량이 크게 준 반면 서울 전세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판교 전세가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공인 관계자도 "분당과 인접해 있으면서 신분당선 판교역이 들어서는 동판교가 서판교에 비해 보통 2000만~3000만원 정도 더 비싼 편"이라며 "지난 2008년에 입주를 시작한 잠실 1,2단지의 전세기간 만료가 다가옴에 따라 급등한 전세가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요자들이 대거 몰릴 수 있어 상승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전세를 구하는 수요자라면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학군수요와 강남 출퇴근 수요가 몰리면서 이 같은 현상은 분당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모든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은 매물을 구하는 손님이 올 때마다 "물건이 없다"며 손사레를 쳤다.
서현동 시범 삼성,한신아파트 106㎡는 현재 2억5000만~2억7000만원으로 나와있는 매물은 단 3개다. 이 마저도 모두 저층이라는 것이 인근 공인 관계자의 설명이다. S공인 관계자는 "시범 단지 대부분이 한달 만에 평균 2000만~3000만원 가량 올랐다"며 "그런 데도 매물이 없어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범 우성아파트 106㎡가 2억3000만~2억5000만원, 시범 한양아파트 109㎡는 2억3000만~2억6000만원 선이다.
이원용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전통적으로 분당 지역은 강남의 매매가나 전세가가 상승했을 때 인근의 성동구나 동작구 광진구보다 영향을 더 빨리 받는다"며 "이러한 오름세는 조만간 용인시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입주량은 많지만 강남 및 분당의 대기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권영은·이준혁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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