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시장 진출을 두고 국내 주요 PC업체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애플, HP, 델 등 메이저 외산업체들의 잇따른 태블릿PC 공개ㆍ출시와 터치센서 등 네트워크 진화로 기존 넷북 위주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태블릿PC 시장선점 기회만 엿봐 오던 삼성전자, LG전자, 삼보컴퓨터는 선제적 진출이냐 포기냐라는 갈림길에 서게 됐다.
국내 PC시장 트렌드를 주도해 온 삼성의 경우 태블릿PC 시장 진출 여부에 대해서는 선뜻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태블릿PC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크게 형성돼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장 진출시 버려야 할 카드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은 태블릿PC가 각광받기 시작한 10년 전부터 개발설이 무성했고 완료단계에 접어들었으나 고비 때마다 시장 진출을 포기했다.
무엇보다도 현재 태블릿PC의 주요부품들을 애플, HP 등이 삼성으로부터 사가고 있고 시장에 진출한다 해도 한창 개발 중인 차세대 e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삼성 측은 현재 진출시점을 가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상은 시장 진출의 메리트가 없다는 이유로 거의 포기단계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반면 삼성과 같은 이유로 시장진출을 꺼려 온 LG와 삼보는 최근 분위기가 반전됐다.
LG의 경우 지난 13일 안승권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장이 적극적인 관심을 표시했다. 앞서 LG 관계자가 태블릿PC는 국내에서는 교육용으로 밖에 쓸모가 없다고 밝힌 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다.
태블릿PC의 간편한 조작법, 뛰어난 휴대성, 다양한 활용도 등은 기존 넷북을 상회하고 올해 안에 차세대 먹을거리로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현재 LG는 곧 태블릿PC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를 위해 내부적 준비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에서는 LG가 개발 중인 e-북과 함께 올 상반기 중 태블릿PC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보도 이르면 상반기 중 태블릿PC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제품명이나 종류가 구체화 되지 않고 기획단계지만 태블릿PC 고유의 터치기능을 강화한 방향으로 시장진출 가닥을 잡았다는 게 삼보 관계자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3사의 경우 노트북시장에서 삼성을 위주로 비슷한 제품군을 출시하는 일사분란한 경쟁체제를 유지했다”며 “하지만 태블릿PC 붐이 형성되면 기존 넷북 위주 일변도 주력사업 전환으로 업계판도 변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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