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이동제' 시행 1주일이 지난 현재 증권사가 은행과 보험사에 압승을 거두고 있다.
31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월 25일 펀드이동제 실시 후 5영업일 동안 이동한 자금 규모는 총 237억원, 1123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절반인 120억원 정도는 증권사 간 이동이었으며, 전체의 40%(약 100억원) 가량은 은행과 보험사에서 증권사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모든 금융업권에서 은행이나 보험으로 이동한 펀드자금은 전체의 10%정도에 불과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동한 펀드자금 중 50%는 증권사 간 이동이었으며 은행이나 보험으로 이동한 자금은 전체의 10%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 2008년 은행의 펀드관리 실패로 고객들이 큰 손실을 입자 은행에 대한 불신이 확대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도 "은행의 주 업무는 예금과 대출이기 때문에 펀드 관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부족하다"며 "펀드 관리는 증권사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이며 전문가가 많고 관리 시스템이 체계적이라 고객들도 은행보다 증권사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영업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기온도 은행보다는 증권사 쪽이 뜨겁다.
S증권사의 한 영업직원은 "펀드이동제와 관련해 하루에 열 통 이상의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며 "지난 5영업일 동안에만 100개 가까운 펀드가 이동했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은 비교적 잠잠한 모습이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펀드이동제 시행 이후 타 금융업권에서 은행으로 이동해오는 펀드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펀드이동제가 아직 시행 초기라 현재의 자금 흐름이 큰 의미가 없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펀드이동제가 시행된 지 아직 1주일 밖에 되지 않아 이동이 저조하다고 단정짓기 어렵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이동할 경우에 어떤 이점이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정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제도의 목적은 고객 사후관리의 폭을 넓히자는 것"이라며 "은행과 보험사도 경쟁력을 갖추고 본격적인 고객 유치에 나설 경우 지금처럼 일방적인 쏠림현상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정해림 심재진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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