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열린 4대강 살리기사업 기획단 기자간담회. 이날 자리는 작년 2월5일 첫 출범한 4대강 사업 기획단의 1주년을 기념하며 그동안의 사업 현황, 앞으로의 과제 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4대강의 환경오염문제, 퇴적토 문제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져나왔다.
그런데 기획단 실무진들의 답변은 "환경부 소관이다 보니...", "자세한 내용은 더 알아봐야..." 등 비전문가의 답변으로 일관, 간담회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4대강 사업을 총괄하는 기획단에서 나온 답변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회피성 멘트였다.
일부 기자들은 "4대강 사업의 비난여론에 대응하는 현 정부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지금 4대강 살리기사업은 크고 작은 우려의 목소리 속에서도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주요 공정의 60%를 마감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겨울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4대강 추진 속도가 아랑곳하지 않는 것은 겨울추위 뿐이 아니다.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오는 비판의 목소리에도 진척상황은 흔들림이 없다.
4대강 사업은 대운하 추진시절부터 도마위에 올랐고, 정치권의 다툼은 여전 팽팽하다. 벌써 3년째다.
4대강 살리기사업이 대운하사업에서 궤도를 변경해 본격적으로 추진한 것은 만 1년이 넘었다. 지난 2008년 6월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그 해 12월 정부는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 추진을 의결하고 며칠 뒤 기공식을 가졌다.
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것은 지난해 2월5일 '4대강 살리기 기획단'이 발족되면서 부터다. 전국에서 모인 공무원들과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기획단은 과천에 둥지를 틀고 4대강 사업의 마스터플랜 수립에 착수, 지난해 6월8일 최종 계획을 발표했다. 이 후 4대강 턴키공사 사업시행자 선정 등을 거쳐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대운하로부터 시작된 반대여론은 '4대강사업은 대운하의 전초전이다' '22조원 예산은 재정악화 지름길' '대형건설사 담합의혹' '저가낙찰에 따른 부실공사 우려' '환경파괴' 등 사안이 돌출될 때마다 불거졌다.
여야 정치권은 2월 임시국회에서도 4대강 사업의 준설 과장에 나타난 중금속 오염토양 문제, 침수피해 조작의혹 등을 놓고 한바탕 시끄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4대강사업의 추진속도는 더욱 가열차다.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는 공사현장 굴삭기 돌아가는 소리에 모두 묻혀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흡사 출범 만 1년이 지난 기획단의 답변이 회피성 멘트로 일관한 것과 닮아 있다. 불만과 반대를 100% 진정, 이해시키고 공사를 진행할 순 없다. 다만 밀어붙이기식이 아닌, 반대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잘못된 점은 고쳐나가는 지혜가 아쉽다.
'브레이크 없는 패달'을 밟아온 도요타의 불행이 한국의 4대강사업에는 절대 닥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에 조마조마할 뿐이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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