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과 대한생명이 생명보험업계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인 대한생명이 순위 구도에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드러난 지표로 살펴보면 교보생명은 수익성 면에서 앞서고 대한생명은 자산 및 수입보험료 규모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09회계연도 3분기 누적(4~12월) 기준 교보생명의 당기순이익은 3834억원으로 대한생명(3439억원)보다 300억원 가량 많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6회계연도부터 순이익 측면에서 대한생명을 압도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업계 3위라는 타이틀에 불만을 드러내는 이유다.
3분기 누적 신계약 금액은 교보생명이 46조2460억원으로 대한생명(31조9043억원)보다 15조원 가량 많았다. 반면 감소계약(해약 및 효력상실) 건수는 대한생명이 82만1529건으로 교보생명(69만4167건)보다 많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신계약 금액이 많다는 것은 생보사 본연의 영역인 종신보험 등 장기보험을 많이 팔았기 때문"이라며 "감소계약 건수가 적은 것은 불황 속에서도 계약자 관리에 충실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생명은 총자산과 수입보험료 등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어 2위권 수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3분기 누적 수입보험료는 대한생명이 7조9662억원으로 교보생명(7조5976억원)보다 조금 높았다. 총자산도 대한생명(56조5170억원)이 교보생명(53조1635억원)보다 3조4000억원 가량 많다.
영업실적 평가 기준으로 자주 활용되는 월납 초회보험료는 대한생명 1315억원, 교보생명 1183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교보생명보다 순이익이 적은 것은 지난해 4월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며 800억원 가량을 지출했기 때문"이라며 "월납 초회보험료 실적에서 조금 앞서고 있는 만큼 수익성에서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한생명은 그동안 업계 2위라는 점을 강조해왔는데 다음달 상장을 앞두고 당기순이익 등 실적이 3위권으로 떨어진 모양새라서 조금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사실 두 회사는 여러 지표에서 우위를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박빙"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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