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처럼 3D TV 출시 시기를 앞당긴 것은 3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앞선 기술과 마케팅 능력에 대한 자신감도 이를 가능케 했다.
지난해 3월 말 삼성전자는 LED TV를 처음으로 본격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TV 시장을 선점했다. 올해 3D TV 시장에서 성공하면 장기 독주체제를 마련할 수 있다. ‘3D=삼성’ 공식을 세우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
삼성전자의 이번 3D TV 출시가 업계에 미칠 파장도 상당하다. 4월 풀HD 3D TV를 출시, ‘세계 최초’를 강조해려 했던 파나소닉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소니 역시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에서 3D TV 라인업을 대거 선보이며 시장 탈환을 노렸지만 본격 출시 시점은 삼성전자에 수개월 뒤처지게 됐다.
LG전자 역시 내달 말에나 능동형 방식 3D TV를 출시한다. 최근 LG전자가 판매하고 있는 3D TV는 수동형 제품으로 지난해에 이미 출시된 제품이다. 삼성·소니·파나소닉 등이 주도하고 있는 능동형 방식과는 달라 향후 3D TV 국제표준 경쟁에서 다소 불리한 위치에 있다.
경쟁사들은 가격 주도권도 삼성전자에 내주게 됐다. 파나소닉은 3D PDP TV 50인치 가격을 43만엔(한화 557만원 상당)으로 책정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7000 시리즈 46인치 420만원대, 55인치 580만원대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경쟁을 위해서는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
다만 시장을 창출한 삼성전자 역시 위험 부담이 있다. 이미 IT 시장에서 좋은 기술을 갖춘 제품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해 시장에서 사장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제품 출시 시기와 가격, 제품 성능 등이 조화를 이뤄야 성공할 수 있다.
삼성전자 측은 3D TV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올해 판매 목표도 200만대 이상으로 책정했다. TV 사업부문 수장인 윤부근 사장은 물론 개발 담당인 김현석 전무, 마케팅 담당 김양규 전무 등 TV 부문 ‘3각 편대’의 자신감도 지난해 LED TV 출시 당시를 넘어선다.
윤 사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LED TV 출시 당시 국내외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삼성전자는 당초 목표 이상의 성과를 냈다”며 “올해 역시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석 전무와 김양규 전무도 “삼성은 3D TV 기술에서 경쟁사보다 앞서있다고 자신한다”며 “삼성은 마케팅 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시장 판단능력도 뛰어난 만큼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