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는 재정위기에 있는 그리스에 금전적 지원을 전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라이너 브뤼더레 독일 경제장관이 5일 밝혔다.
브뤼더레 장관은 이날 베를린에서 안토니오 타야니 EU 산업ㆍ창업 담당 집행위원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1센트의 돈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설명한 뒤 "독일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1센트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파판드레우 총리가 이날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돈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단지 시장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돈을 조달하기 위해 유럽연합(EU)과 동맹국들의 연대를 필요로 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우리가 추진하는 변화를 실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스 정부는 전날 10년만기 국채 50억유로 어치를 기준금리(mid-swap)에 3.00%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한 6.35%의 수익률 조건으로 발행했다. 이것은 독일 국채 수익률의 2배에 달하는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파판드레우 총리는 이날 오후 베를린에서 그리스 재정 위기와 양국 간 불협화음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최근 독일의 일부 언론이 그리스를 '사기꾼'에 비유했고, 그리스는 나치 과거사 문제까지 거론하는 등 그리스 재정위기가 양국 간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날에는 독일 집권 연정의 중진 의원 2명이 "그리스가 빚을 갚기 위해 무인도와 문화재도 팔아야 할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그리스에서 독일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언론매체들은 이같은 표면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독일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양자, 또는 EU 차원에서 그리스를 긴급 지원하는 방안을 은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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