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6.2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2004년 총선 이후 정치판을 떠났던 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한 국민참여당 출신으로 경기도지사에 도전장을 내민 것. 그의 출마를 놓고 한쪽에선 유 전 장관의 높은 인지도 때문에 예비경선판이 커져 국민적 관심을 받게 됐다는 ‘옹호론’과 야권 분열을 조장하고 단일화 협상의 카드밖에 안된다는 ‘비토론’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우선 옹호론은 민주당 비주류와 진보신당 등에서 나오는 주장이다. 그간 경기지사 선거 판세는 한나라당의 김문수 현 경기지사에 맞서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이 양자구도를 형성해왔다. 이에 따라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나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 측은 ‘단일후보’가 되기 쉽지 않은 처지였다. 그러나 인지도에서 김 최고위원을 월등히 앞서는 유 전 장관의 출현으로 야권 단일화구도가 완전 새판을 짜게 됐다. 이 의원이나 심 전 대표 입장에서 보면 유 전 장관과 ‘느슨한 연대’를 통해 김 최고위원을 예비경선에서 제압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심 전 대표는 “(유 전 장관이) 지식소매상이란 말씀도 하시던데 원래 장터에는 사람이 북적대야 한다”며 “(그의 출마로) ‘역동적 선거’가 가능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반면 김 최고위원을 통해 경기지사 탈환에 나섰던 민주당 지도부는 최대 복병을 만난 셈이다. 곧바로 민주당 지도부는 참여당이 야권 분열을 초래하고 지역구도 타파를 내세우면서도 정작 영남권에 제대로 후보를 내지 못한 점 등을 들이 ‘유시민 때리기’에 나선 모양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정신은 통합과 영남에서의 정면돌파”라며 “유 전 장관은 영남으로 가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송영길 최고위원도 “참여정부 시절 특혜를 입었던 인사들은 영남으로 가시라”고 가세했다.
유 전 장관을 놓고 벌어지는 대립은 열린우리당 시절과 닮았다. 당시 정동영 의장을 중심으로 한 당권파는 ‘실용’을, 유 전 장관 등 참여정치실천연대는 ‘개혁’을 주장하면서 치열한 노선투쟁을 벌였다. 기간당원제 유지, 상향식 공천문제, 국가보안법 폐지여부 등 당내외 사안마다 충돌했다. 학생운동권 후배였던 한 전직 의원은 유 전 장관을 향해 “왜 저토록 옳은 이야기를 싸가지 없이 할까”라고까지 했다.
유 전 장관이 출사표를 던진 이상 그의 행보를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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