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이슬람 최고 성직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사이드 탄타위가 10일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8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고 이집트 관영 뉴스통신 메나(MENA)와 국영TV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수니파 내 최고 권위의 종교기구이자 교육기관인 알-아즈하르의 '그랜드 셰이크(최고 지도자)'인 탄타위는 사우디에서 열린 종교 행사에 참석했다가 이날 새벽 카이로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탑승하던 중 가슴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계단에서 쓰러졌다.
탄타위는 즉시 사우디의 수도인 리야드 시내에 있는 아미르 술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을 거둔 뒤였으며, 그의 사인은 심장마비로 알려졌다.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이집트 TV방송들은 알-아즈하르 모스크를 배경 화면으로 추모곡을 내보내고 있다.
탄타위는 1986년 10월 이집트의 '그랜드 무프티(이슬람 율법해석 최고 권위자)'로 임명됐으며, 1996년 3월부터 알-아즈하르의 그랜드 셰이크를 맡아왔다.
온건파 이슬람 학자인 탄타위는 여성의 할례를 금지하고 정부와 사법부에 여성 고용을 촉구하는 율법 해석을 내놓는 등 여성의 인권 신장을 지지해왔다.
그는 또 기독교와 이슬람 간의 대화나 중동 평화의 진전에도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탄타위는 지난해 10월 알-아즈하르 대학 내 강의실에서 무슬림 여성의 얼굴 가리개인 '니캅'의 착용을 금지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반발을 샀으며, 2008년 12월에는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종교 간 대화 행사에서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과 악수를 했다가 강경파 무슬림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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