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발표 이후에도 시장 상황은 썰렁합니다. 오히려 실망매물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개포동 G공인 관계자)
은마아파트의 재건축이 결정되면서 '재건축 전성시대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과는 달리 시장에는 오히려 싸늘한 기운만이 감돌고 있다. 소형평형 의무비율과 용적률, 사업방식 등 갖가지 문제로 시세는 연일 하락하고 있고 실망매물도 쏟아지고 있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와 개포주공 등 재건축 사업의 본격화가 예상되는 단지들의 시세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3000만~4000만원 가량 하락했고, 개포주공 아파트는 한달 새 2000만원이나 주저앉았다.
◆은마, 재건축 시세 이미 반영
은마아파트는 현재 사업 방식을 두고 조합원 간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소형평형 의무비율이 적용되는 일반 재건축 방식을 택했을 경우 일부 조합원이 소형평형을 배정받을 수 있다. 또 다른 방식인 일대일 재건축을 선택할 경우에는 일반분양분이 줄어들어 분담금은 높아지고 수익률은 낮아진다는 부작용이 생긴다. 어떠한 선택을 하든 간에 결국 부작용은 불가피한 것이지만 조합원들은 피해를 최소화해야만 한다.
J&K부동산투자연구소의 은마아파트 재건축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용적률 300%와 소형 평형 의무비율이 적용되는 일반 재건축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될 경우 총 건립가구 수는 5679가구, 분양 가능한 가구 수는 220가구다.
현재 은마아파트가 용적률 300%를 적용해 재건축을 한다면 허용용적률 230%과의 차이에서 50%는 소형(임대)주택을 건립해야 한다. 일반재건축의 경우 전용 60㎡ 이하는 임대로 1055가구, 분양으로 100가구를 건립해야 하는 것이다.
일대일 재건축의 경우에도 용적률 300%를 적용하면 임대주택은 1055가구, 일반분양은 735가구로 총 6214가구를 건립할 수 있다. 일대일 재건축은 전용면적의 10% 이내에서만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102㎡는 112㎡를 받게 되고 112㎡는 122㎡를 받게 된다. 102㎡의 경우 추가분담금 3559만원 정도가 들며 순투자수익은 2억5441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개포, 줄어든 욕적률이 '발목'
강남구가 오는 5월 서울시에 제출할 예정인 '개포지구 32개 단지 통합 마스터플랜'의 임시 계획안은 개포주공 1~4단지 등 저층 아파트(2종 일반주거지역 · 상한용적률 250% 이하)는 용적률 240%, 중층 아파트(3종 일반주거지역 · 상한용적률 300% 이하)는 약 280%를 골자로 하고 있다.
또 도곡 · 개포 · 일원동에 걸쳐있는 개포지구(393만7000여㎡) 내 기존 도로(현재 16.5%)를 18.3%로 늘리고, 공원 · 녹지도 기존 11.2%에서 15%로 확충해 양재천~대모산 간 녹지축을 연결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개포동 S공인 관계자는 "당초 기대했던 용적률(250%)보다 10% 하향될 경우 1단지에서만 400가구가 증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그에 따른 가격 하락도 5%가량으로 추정되며 예를들어 8억원짜리 매물이 7억5000만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G공인 관계자도 "실망 매물이 쏟아지는 반면 매수세는 실종상태라서 1단지 42㎡는 지난달보다 2000만원 하락해 8억5000만원, 49㎡도 9억8000만~10억4000만원으로 올초보다 최고 7000만원 내려 앉았다"며 "또 저층이 소형주택(임대)으로 채워질 경우 종전같이 매수세가 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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