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전 장관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은 전 인류의 문화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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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2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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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은 종교인 한국인만이 아닌 21세기를 살고 있는 전 인류의 문화축전이 되어야 합니다."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은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1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 국민보고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국민보고대회는 2011년 대장경 간행 1000년을 맞아 개최되는 세계문화축전에 앞서 그 의미와 가치를 확산하고 범 국민적 참여분위기 형성을 위해 열렸다.

김태호 경상남도지사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등 축전 조직위원회 위원 및 내외귀빈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전 장관은 '고려대장경이 갖는 다섯 가지 의미'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 전 장관은 "대장경을 처음 만든지 10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 조상과 현재의 우리를 이어주고 있다"며 "대장경은 내년에 개최되는 축전을 통해 우리와 세계를 이어줄 것"이라고 축전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대장경은 단순한 불교 문화유산이 아니다"라며 "한국의 역사와 불교에 대해 전혀 모르더라도 대장경을 보면 그 의미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대장경 속에 △위기극복의 DNA △전통계승 정신 △인쇄문화의 새 패러다임 마련 △관·민의 비전 공유와 협업 시스템 △ (문화유산의) 보존문화 등을 볼 수 있다는 것.

이 전 장관은 "과거 몽고가 전 세계적으로 세력을 떨칠 때 몽고군이 지나가면 흙먼지만 남는다고 했지만 우리는 오히려 기록유산이자 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을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어렵고 혼란스런 시기에 왕실과 백성이 한 마음으로 협업해 대장경을 완성한 것을 보면 IMF에 이어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대장경은 목판에서 금속활자로 가는 전기를 마련했다"며 "목판본을 정본으로 만드는 정성어린 과정에서 금속활자가 탄생하게 된 것은 미디어 혁명의 시작이 팔만대장경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고 이 전 장관은 설명했다.

특히 에어컨이나 제습기도 없이 800년 동안 고스란히 보존한 것에서는 자연기술을 도입한 바이오미미크리(Biomimicry, 생체모방), '에코 테크놀로지'의 시조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팔만대장경은 지식의 보고가 아닌 지혜의 보고, 그린 테크놀로지의 살아있는 증거"라며 "지나간 천년이 아닌 앞으로 살아갈 천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극한 정성에 화마(火魔)도 비켜갔을 것"이라며 해인사 스님들에게 존경을 표했다.

대장경(大藏經, Tripitaka)이란 부처님의 말씀을 담은 경(經), 사람들이 지켜야 할 도리 율(律) 부처님의 가르침을 연구해 놓은 론(論), 이 셋을 합친 것을 이른다.

고려대장경은 1011년 발원부터 1251년 팔만대장경 완성까지 240년 간 고려인들의 지혜와 역량을총 결집한 문명의 보고로 ‘인류 최대의 지식문화’이자 ‘인류 최고의 목판예술’로 평가 받고 있다.

8만1350장의 경판, 글자수 5200여만 자의 팔만대장경은 국보 제32호 및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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