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출에 꽂힌 은행권…연체율 상승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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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0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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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달새 0.24P 급등, 2분기 연체율 추이 주목해야

올 들어 대기업 대출 확대에 나섰던 은행들이 연체율 상승으로 고민에 빠졌다.

경기회복 지연으로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 확대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대기업 대출 건전성까지 악화될 경우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1조3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1분기(1~3월) 동안 8741억원 급증했다. 3월 들어서만 6000억원 이상 증가하며 대기업 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4811억원 증가했으며 우리은행은 1100억원 가량 늘었다. 국민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도 3월 들어 2330억원 증가했다.

한 시중은행의 기업금융담당 임원은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계대출은 사실상 얼어붙었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리스크도 여전히 높아 자금 운용처가 마땅치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채권 운영으로는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대기업 대출을 늘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믿었던 대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오름세를 타면서 은행권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62%까지 떨어졌다가 올 들어 1월 1.21%, 2월 1.45%로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계절적 요인과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추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연체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건설 및 조선 업황도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연체율 상승이 추세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해 금융당국이 억눌러 왔던 연체율이 올 들어 다시 올라가고 있다"며 "경기회복 속도가 더딘 데다 기업구조조정 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돼 기업대출 연체율이 쉽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연체율이 확실히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는지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연체율 상승세가 2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경우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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