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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충현의 디지털 돋보기]출혈경쟁에 얼룩진 IT서비스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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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0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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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 업계의 출혈경쟁이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경쟁사를 서로 비방하고 흠집내는 것 뿐만 아니라  업체간 법정공방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불공정 거래 행위로 당국의 제재를 받는 등 최근 IT서비스 업계는  '제살깍기'식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태다.

최근 SK C&C와 쌍용정보통신의 공방도 출혈경쟁 사례다.

쌍용정보통신은 지난달 여수 엑스포 정보 시스템 사업에 SK C&C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SK C&C의 기술제안 내용이 적합하지 않고 저가 덤핑 수주를 했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377억 규모로 발주됐지만 SK C&C는 226억원을 제시해 사업자에 선정됐다.

이에 대해 쌍용정보통신은 "대기업의 덤핑수주로 중견업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겉으로는 상생을 얘기하면서 사실은 시장 질서를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SK C&C는 이에 맞써 "기준 범위 내에서 입찰에 참여했는데 덤핑수주라고 흠집을 내고 있다"며 "공정한 사업 수주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경쟁사를 무조건 발목잡고 보자는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이들 업체의 대립은 내년 1월 카자흐스탄에서 개최 예정인 동계 아시안 게임 통합정보시스템 사업 수주를 놓고도 이어졌다.

쌍용정보통신이 SK C&C가 이 사업 수주를 위해 자사의 과거 스포츠 분야 시스템통합(SI) 부문 기술 제안서를 도용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SK C&C는 사실을 왜곡해 흠집을 내고 있는 것이라고 맞썼다.

이와 관련 쌍용정보통신이 SK C&C를 검찰에 형사고소하면서 양측의 대립은 법정공방으로 이어진 상태다.

최근에는 LG CNS의 입찰담합 행위가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LG CNS는 지난해 서울시가 발주한 '주요도로 교통관리시스템 설치공사'의 입찰에 참가해 낙찰을 받았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사업 수주를 GS네오텍이 형식적으로 입찰에 참가해 LG CNS가 낙찰받은 것으로 입찰담합 행위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 지난 4일 LG CNS와 GS네오텍에 각각 17억1600만원과 8억5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같은 IT서비스 업계의 행태는 관련 산업의 고질적인 병폐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포화된 시장 상황에서 기술평가보다 가격 위주의 입찰 관행이 IT서비스 업체들을 출혈경쟁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부분의 공공분야 IT 프로젝트의 경우 기술과 가격을 각각 7대 3의 비율로 평가하고 있지만, 경쟁 업체간 기술 제안의 차이는 미미하고 결국 가격에서 낙찰이 결정된다.

여기에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몇 년째 성장이 정체된 상태로 업체들은 제살깍기식 출혈경쟁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IT서비스 업체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해외 시장 진출이다.

대부분의 IT서비스 업체들은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정체된 시장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IT산업 생태계 조성 노력 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은 업체간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희석될 수 밖에 없다. 출혈경쟁은 국내 IT서비스 산업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지고, 해외 시장 확대는 그만큼 더뎌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산업 분야나 업체간 경쟁은 사업과 기술을 발전을 이끌어 내고 결국 시장 규모 확대로 이어지는 역할을 한다는 점은 순기능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과도한 출혈경쟁은 업체들의 경쟁력 악화는 물론 관련 산업의 정체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이다.

IT서비스는 그동안 우리나라를 IT 강국으로 이끄는데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 또 전체 IT산업과 관련 시장을 발전· 확대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업종이다.

현재 IT서비스 산업과 시장이 위기라면, 출혈경쟁이 위기의 해결책일 수는 없다. 지금은 IT서비스 업체들이 산업 규모를 더욱 키우고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동반성장을 위해 협력할 시점이다.

아주경제 배충현 기자 ba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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